조회 : 1,436 | 2014-03-05

이슬람 혼돈의 낭떠러지에서

왕의 임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친-서방’ 진영에 유지시키는 것이다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가 십 년이 넘는 통치 기간 중 처음으로 라말라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청사를 깜짝 방문해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우선, 압둘라는 그곳에서 1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은 방문하지 않았다. PA는 독립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기분이 상했다.

“이번 방문은 지지를 표명한 중요하고 역사적인 방문입니다”라고 압둘라가 돌아간 이후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말했다. “우리는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팔레스타인의 주장에 대한 왕의 강력한 지지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압바스가 국제 연합에서 독립국가 승인을 받는 것을 실패한 이후 이루어진 압둘라의 방문에는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한다는 단순한 제스처 이상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비공식적으로 압둘라는 미국, 사우디 아라비아, 이스라엘 그리고 자국 요르단을 위한 임무를 띠고 왔다. 그는 아랍의 봄을 추구했던 이집트 등 많은 주변국들이 아랍의 겨울로 내닫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역시 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 압바스를 막아야만 했다.

압둘라의 방문으로 화제를 끈 몇 주간 동안 압바스는 가자 지역에 있는 경쟁자 하마스 정부와의 화해 협상을 위한 최종 접촉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는 서방의 지지를 받는 팔레스타인 총리 살람 파야드를 해고하고, 대신 하마스의 후보를 대체하겠다고 제안까지 했었다. 사실 하마스가 2006년 총선거에서 팔레스타인 국회 의석 다수를 차지했을 때, 하마스는 정부를 구성하고 자체 총리를 지명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권리가 거부되자, 하마스는 2007년 무력으로 가자의 통치권을 빼앗았고, 압바스와 그의 파타당을 축출했었다.

하마스 선거전 승리에 대한 압바스의 거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온건 아랍 정권들에 의한 압박의 결과로 보여졌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그 때도, 하마스 통치하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슬람 이데올로기와 힘의 전초지가 되고, 이 지역 전체에 유사한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약 5년 동안의 하마스 가자 통치는 이러한 우려들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해 주었다.

갑작스럽고 비밀스러운 성격을 띤 압둘라의 이번 방문은 하마스의 지배력이 얼마나 상승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튀니지, 이집트, 예멘에 이르는 아랍의 봄이 이슬람 세력들에 의해 강탈 당하고, 압바스의 유엔 승인 요청이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미국의 반대로 실패하게 되자, PA는 기꺼이 지하드주의 동료들과 연합하려는 듯이 보였다.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그런 방향으로 기우는 것 같았다: 그들은 이미 하마스를 선출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압둘라는 압바스에게 정착촌 동결이라는 전제 조건을 철회하고,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압둘라가 무엇을 약속 혹은 보장했는지 알려진 것은 없지만, 그의 방문 후 다음날 압바스의 고문들은 팔레스타인 지도자 압바스가 파야드를 경질시키고 대신 하마스의 총리로 대신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하마스의 통치를 받게 되면 이스라엘에 얼마나 치명적일지는 자명하다. 가자 국경에 인접해 로켓 폭격을 받고 있는 스데롯 도시를 방문해 보면, 하마스가 통제권을 잡게 되면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친-서방 아랍 진영에 두는 것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그렇게 함으로써 커져가는 이란의 아야톨라 (회교 시아파),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집트의 모슬렘 형제단의 세력에 대항해 지역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압바스의 전임자이자 PLO의 지도자였던 야세르 아라파트가 1970년대에 일으켰다가 실패한 검은 구월 반란처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요르단의 지배권을 빼앗으려 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오랫동안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들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의 위험성을 더욱 드러내 준다. 제 2차 인티파다 (봉기), 하마스의 선거 승리와 가자 지역 강탈, 압둘라의 방문은 팔레스타인이 이란, 시리아 그리고 새로운 ‘악의 축’ 단체들과 연합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Picture - 요르단의 압둘라 왕이 팔레스타인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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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이집트, 예멘에 이르는 아랍의 봄이 이슬람 세력들에게 강탈 당하고, 압바스의 유엔 승인 요청이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미국의 반대로 실패하게 되자, PA는 기꺼이 지하드주의 동료들과 연합하려는 듯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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