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388 | 2014-03-05

오순절과 쉐마 이스라엘(2)

북쪽의 떡상과 남쪽의 촛대

오메르 계수 기간 동안의 미묘한 날씨 변화를 이해할 때 성소 안에 있는 떡상과 촛대의 독특한 배치와 관련된 수수께끼도 쉽게 풀릴 것이다. 입구가 동쪽에 있는 성전의 구조를 염두에 둘 때 성소에 들어가면 오른쪽, 즉 북쪽에 떡상이 배치되어 있다. 떡상에 올려놓는 진설병은 밀을 곱게 갈아서 만든다. 이것은 오메르 계수 기간 동안 북서풍이 불어야 풍작이 가능한 밀 수확에 대한 기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성소에 들어가면 왼쪽, 즉 남쪽에 촛대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촛대를 밝히는 것은 올리브 기름이다. 올리브의 수확은 오메르 계수 기간 동안 부는 남동풍에 달려있는데, 성소의 남쪽에 배치된 촛대는 바로 적절한 남동풍이 불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오메르 계수의 마무리: 오순절

“제 칠 안식일 이튿날까지 합 오십 일을 계수하여 새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되”(레23:16)“칠 주를 계속할지니 곡식에 낫을 대는 첫날부터 칠 주를 계수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을 지키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네 힘을 헤아려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고”(신16:9,10)운명의 7주간 동안 성서시대 가나안 땅의 농부들은 비구름의 북서풍과 사막의 남동풍의 오묘한 조화를 바라며 ‘전율과 기도의 7주간’을 보내야 했다.

하루 하루 오메르 계수를 하면서 49일째인 7주가 끝나면 질풍노도와 같은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 행사를 하게 된다. 이를 히브리어로 ‘아쩨레트’라고 한다. 그 날이 바로 7주가 지난 다음날, 즉 오메르 계수 50일째가 되는 ‘오순절’인 것이다. 오순절이라는 절기 이름도 ‘50’이라는 숫자에서 나온 것이다.

가나안 7대 소산물: 계명과 경고

신명기 8:8절에 언급된 가나안 7대 소산물은 그 수확이 오메르 계수가 진행되는 7주간 동안 부는 북서풍과 남동풍의 오묘한 조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작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수확물들은 가나안의 원주민 농부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애굽과 시내 광야를 통과해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임에 틀림없다.

아무런 경고나 예방주사가 없이 이런 생소한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원주민들의 종교적 관습을 따라 우상을 숭배할 개연성이 높았다. 그래서 하나님은 가나안 땅에 입성하기 직전에 요단 동편의 모압 평지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 놓고 신명기 말씀을 예방주사 차원에서 선포하신 것이다.

온갖 잡신(다신)을 섬기던 가나안 원주민들은 북서풍의 신과 남동풍의 신에게 따로따로 경배를 드리며 운명의 7주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로지 유일신이신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도록 부르심 받은 선택된 민족이었다. 이들은 각종 잡신과 우상들이 난무하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여호와 하나님만 섬기는 예배공동체를 이루어야 할 사명을 되새기며 모압 평지에 모여 가나안 입성을 위한 최종적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면에서 가나안 7대 소산물들은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라’는 계명에 대한 경고를 다시 한 번 주지시키기 위해 나열된 특별한 세팅물들인 것이다.“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좇아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정녕히 멸망할 것이라”(신8:19)

이와 달리, 야곱이 애굽의 바로에게 바친 가나안 진상품들은 오메르 계수의 7주 동안 부는 북서풍과 남동풍에 전혀 개의치 않고 수확되는, 그야말로 애굽에는 없는 가나안 땅의 특산품들이다. 당시 애굽에 흔했던 벌꿀을 굳이 가나안 특산품으로 가져갈 이유가 없었던 것을 고려할 때, 창43:11절의 ‘꿀 조금’은 가나안 땅의 특산품인 쥐엄열매 꿀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하다. 물론 ‘대추야자 꿀’로도 볼 수 있지만 이것은 오메르 계수 동안의 날씨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작물이다. 반면 쥐엄열매는 이스라엘의 어디에서나 잘 수확되는 이스라엘만의 특산물이기 때문이다.

쉐마 이스라엘: 유일신 하나님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신6:4-9)

‘쉐마 이스라엘’로 불리는 위의 기도문은 지금도 유대인들이 기도할 때 이마에 차는 ‘성구함’(트필린)과 집에 들어가는 ‘문설주’(메주자)에 적혀 있는 말씀이다. 한 분이신 하나님, 즉 ‘유일신’ 하나님의 속성을 강조하는 이 기도문은 온갖 잡신들의 우상을 섬기던 가나안 원주민들의 영향력을 극복하며 정복 전쟁을 벌여야 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일종의 예방주사 성격으로 주어진 기도문이자 경고문이었던 것이다.

가나안 7대 소산물의 풍성한 수확을 가져다 주실 분은 북서풍의 신도 남동풍의 신도 아닌 우주를 주관하는 여호와 하나님 한 분뿐이다.“여호와께서 너희 땅에 이른비, 늦은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신11:14)

류모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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