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성경암송은 성령님을 사랑하기 위해서...


둘째, 성경암송은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을 바라보며 사랑하기 위해 해야 합니다.


자아부인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아닙니다. 성경암송기도도 자칫 잘못하면 구원을 얻기 위하여 경전을 외우며 스스로 비워 나가는 타 종교의 고행과 다를 바가 없게 됩니다. 타 종교의 경전암송을 통한 기도는 자신이 주인입니다. 왜냐하면 그들 안에는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이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암송을 통한 자아부인의 주체는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이 주체이십니다. 진리의 성령께 친밀함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아부인의 가장 좋은 도구가 성경암송인 이유는 성경의 저자가 성령이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경암송이라는 귀한 모습조차도 죽은 문자에 빠진 차원이 되면 도그마나 지성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글자는 죽이는 것이며 영(靈)은 살리는 것이라 했고(고후 3:6), 살리는 것은 영이며 글씨가 아닌 말이 영이요 생명(요 6:63)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즉, 쓰여진 글씨(written word)가 아니라, 소리로 나타낸 말(audible word)이 영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의 죽은 글씨를 눈으로만 조용히 읽는 태도는 묵상의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을 예배하며 경배하며 사랑하는 차원으로 성경을 소리 내어 암송으로 선포한다면, 성령께서는 우리를 절대로 도그마나 지성주의와 같은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게 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령님은 우리를 자유케 하시는 영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경암송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인정하시고 소개하신 만큼 성령님을 모셔들여야 합니다. 유언은 세상을 떠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기는 가장 중요한 말입니다. 그 속에는 유언을 남기는 존재의 모든 생각과 마음이 가장 잘 압축되어 표현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기 직전과 하늘로 오르시기 직전에 자기 사람들에게 꼭 남기고 싶었던 유언의 핵심은 바로 성령이셨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유언에 해당하는 성령장인 요한복음 14장부터 16장까지와 사도행전 1장 8절과 9절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 요14:26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이 말씀을 마치시고 그들이 보는데 올려져 가시니 구름이 그를 가리어 보이지 않게 하더라 행1:8-9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잉태되셨고 성령과 함께 동행하셨습니다(눅 4:1, 행 10:38). 그분이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직전과 직후에 그 십자가와 부활을 더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시고 유언으로 “오직 성령!”이라 하신 이유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십자가 죽음과 그에서의 부활은 유대인들의 전통과 지식, 생각과 경험으로 절대 깨달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까지 경험한 제자가 승천 직전의 예수님 앞에서 한 어처구니없는 질문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모였을 때에 예수께 여쭈어 이르되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때니이까 하니 행1:6

그 질문을 한 제자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사건이 이스라엘을 포함한 모든 열방을 위한 사건임을 깨닫지 못하고, 이스라엘의 회복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가 아무리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체험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심각한 질문에도 예수님은 아주 간단히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성령 안에 잠길 때(성령세례)만 그의 옛 자아(옛 지식, 옛 부대)가 예수와 함께 죽고 새 자아로 태어난다는 것을 예수께서 미리 말씀하신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 앞에서 메시아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이 완전히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행1:4-5

베드로는 그동안 실패한 모든 이성과 경험을 내려놓으며, 자아를 부인하는 기도로 성령세례를 기다리는 순종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행1:14

이때 그들의 기도의 외적 모습은 전통적인 토라와 기도서들을 소리 내어 암송하는 모습으로서 예전과 동일했으나 마음의 중심은 완전히 달랐을 것입니다. 조상 때부터 전통으로 내려오는 기도의 외적 모습 속에서 메시아에 대한 과거의 실패한 고정관념의 이미지가 계속 떠올랐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런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즉시 자아를 부인하며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때 기도에 힘썼다는 의미는 단순히 기도를 많이 했거나 크게 부르짖었다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예수를 만나기 전에 알았던 실패한 모든 지식들과 경험들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자아를 철저하게 부인하는 의미의 기도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의 목적은 오직 성령의 세례였던 것입니다. 성령세례를 기다렸던 제자들의 성경암송을 통한 자아부인의 기도가 우리의 영성훈련과 생활의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오늘날에도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믿으면서도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없는 자기중심적 신앙에만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성령님에 대해서 아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성령 안에 실제로 잠기는 체험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새날을 맞이할 때마다 성경암송을 통하여 신앙적 고정관념인 도그마와 지성주의를 겸손히 내려놓으며, 성령님께 새롭게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을 위하여 그 모든 것들의 뿌리인 자아를 부인해야 합니다. 성경암송을 통한 자아부인의 목적은 오로지 성령님을 기다리는 것이어야 합니다. 성령님을 예배하고 바라보는 것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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