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2,001 | 2009-11-03

“늘 벼랑 끝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쉽지 않지만, 저도 화상 입은 얼굴로 인해 쉽지 않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저에게는 꿈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무언가에 몰입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일단 목표를 정하면 앞뒤 좌우 가리지 않고 무섭게 전진했습니다. 그것이 어린 시절부터 제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중독 수준으로 공부에 몰입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책을 들여다보고, 걸어가면서도 영어 단어를 외웠습니다. 공부가 저를 보호하고 방어하는 최선의 방법이 되었고, 저의 아픔을 잊을 수 있는 도피처가 되어주었습니다. 저에게 공부는 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도구였습니다.

대학 2학년 때 자살 소동 이후에는 다시 살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업 실패 이후 대학원을 다니면서도 치열하게 공부했습니다. 밤을 새서 책을 읽고 리포트를 썼습니다.

하지만 공부에 몰입하고 목표를 향해 전진할 때는 그런 걸 느낄 여유가 없었다가,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면 기쁨은 잠시 뿐이었고 채워지지 않는 허무함은 여전했습니다.

저는 그 영혼의 공허함을 먹는 걸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계속해서 먹고 싶은 마음을 절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50킬로그램이었던 몸무게는 순식간에 63킬로그램까지 불었고, 아침이면 퉁퉁 부은 얼굴을 보면서 절망감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리고 시간만 나면 잠을 잤습니다. 잠을 자면 현실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눈 뜨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웠고, 이대로 계속 잠들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직장에 들어가서는 일도 중독 수준으로 했습니다. 신입사원에게는 보통 단순 작업을 많이 시키는데 저는 집에서 따로 스케치를 하고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업계에서 알아주는 큰 인테리어 회사에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실력 있는 상사를 이기기 위해 더 노력했습니다. 빨리 배워서 그를 뛰어넘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두 번째 직장에서의 고통스러웠던 3년이 지나고, 제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면서 저는 또 다시 꿈을 잃어버렸습니다. 꿈을 다 이루었기 때문에 더 이상 몰입할 곳이 없었습니다.

목표를 이루고 한가해지자 저는 드라마 중독에 빠졌습니다. 바쁘게 살아오면서 TV를 거의 본 적이 없던 저는 이전에 못 봤던 드라마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주말이면 드라마 20편을 한꺼번에 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마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울고 웃는 그 시간만큼은 자신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중독의 증상들은 하나님을 알되 그분을 영화롭게도 하지 않고 감사하지도 않은 채, 어둠 가운데 있었던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제 의지로는 도저히 그것들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후 성령님을 만나고 깊은 회개와 결단과 함께 빛 가운데로 나아오면서 그것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나 스스로를 믿고 의지했던 자존자적인 삶’은 두려움 자체였습니다. 늘 벼랑 끝을 걸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벼랑 끝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며, 인정받기 위해, 남보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던 삶은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고독한 삶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스스로의 힘만 믿고 사는 인생을 청산했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 제 삶의 모든 통치권과 소유권을 드렸습니다. 이것은 저를 구속하는 것도 아니고, 자유를 빼앗긴 것도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이전보다 지금이 더 자유하고 기쁩니다. 이제 저는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생수 그리고 성령님과의 교제에 중독되었습니다. 단 1초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고,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예수님은 저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셨고, 그 생수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과 평강을 주었습니다. 주님과 대화하고 그분과 함께 빛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위대한 사랑에 감사 드립니다.

네 약함을 자랑하라 이효진 | 규장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 시편 127장2절(上)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 요한복음 4장14절
은혜를 받았다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