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3,446 | 2010-08-27

“갑자기 내 안에서도 예기치 않은 울음이 터져나왔다”

“재완아, 너 장가가려면 일단 담배부터 끊어야 해. 그 거친 입은 차후 문제고 일단 담배부터 정리하자.”
“나도 그러고 싶지…. 온갖 방법을 써도 안 되는 걸 어떻게 해.”

그건 사실이다. 나는 무엇보다 이 지독한 골초의 건강이 가장 걱정이었다. 오죽하면 스스로 ‘니코틴 정’이라는 별명을 붙였을까?

재완이가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근육과 신경이 마비된 몸으로 줄담배를 피는 것은 연애는 둘째 치고 생명에도 큰 지장이 있을 것이다. 금연초禁煙草, 금연껌, 침술, 기공체조 안 한 것이 없다. 그래도 끊지 못했다.

“너, 정말 끊고 싶은 마음은 있는 거니?”
“그럼… 나도 끊고 싶은데 잘 안 되서….” 노루처럼 서글픈 눈으로 답했다.
“그럼, 우리 기도하자. 능치 못하심이 없으신 우리 전능하신 아버지께 기도하자. 주님께, 성령님께 끊어 달라고 구하자.”
“그래, 아버지가 도와주시면 확 끊어질 거야.”

담배를 끊게 해달라고 같이 손을 잡고 기도한 일주일 후쯤이었다.
봉천동의 여명학교에서 작은 성령집회가 열렸다.

그날은 특별히 당시 알게 된 치유 사역자이자 대학교수인 손기철 장로님(HTM 대표, 온누리교회 장로)을 모시고 집회를 열었다. 나와 같이 지성적인 신앙을 살던 동지들이 ‘하나님나라’와 ‘성령세례’에 대한 장로님의 메시지에 매우 크게 반응하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성령’이라는 단어를 은사주의에 치우친 이들의 전유물로 알던 이들이 새로운 지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메시지를 마친 장로님이 성령세례와 치유를 위한 기도를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예전의 부흥회나 집회와는 달리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기도를 하는데도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것에 매우 당혹해 하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내가 처음 장로님을 만났을 때에도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성령집회 같은 것을 거의 알지 못했다. 성령에 대해 눈을 뜨는 충격적인 변화가 있긴 했지만, 그런 것을 추구하는 이도 아니었다. 다만 재완이나 다른 누군가가 원하지 않은 삶의 아픔과 굴레를 벗고 치유의 희열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한 것이다. 나처럼 성령님을 만나서 새로운 지평이 열렸으면 했다.

드디어 재완이가 기도를 받을 차례가 되었다. 손 장로님이 재완이를 보더니 측은한 표정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성령님, 이 시간 이 형제에게 임하셔서 굳어진 몸을 치유하여 주옵소서.”
일반적인 성령집회와는 달리 매우 나직하고 고요하기까지 한 기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재완이가 바닥에 우당탕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나는 뒤에서 촬영을 하다가 놀라서 그리로 다가갔다. 장로님이 딱딱하게 굳은 재완이의 가슴과 발목을 잡으며 기도했다.

“성령님, 임하셔서 이 형제를 묶고 있는 어둠의 영과 결박들을 끊어주옵소서. 내가 나사렛 예수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흑암의 묶임들은 떠나갈지어다!”

“으아아악… 아아악….” 순간, 재완이가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촬영하던 나는 갑작스런 비명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주님께서 재완이를 만지시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재완이의 얼굴을 카메라로 클로즈업했다.

재완이는 계속 소리를 지르며 온몸을 뒤틀고 있었다. 그런 재완이의 뒤틀림과 고통스러운 얼굴은 처음이었다. 재완이가 온몸을 뒤틀며 여전히 비명을 지른다. 그때 나의 온몸도 덩달아 흔들리며 재완이의 고통과 상처가 전이되는 듯했다.

‘재완이가 저렇게 아파했구나. 늘 함께 어울려서 그 속내의 고통을 알지 못했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안에서도 갑자기 누군가, 어떤 절규 같은 것을 터뜨리며 용암 같은 눈물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재완아, 그토록 큰 상처와 뒤틀림을 품고 살아왔구나. 그렇게 거칠고 강한 척하던 내 친구 재완이가 이렇게 아파하는구나.’
더 촬영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울음이 터져나왔다. 결국 카메라를 후배에게 맡기고 구석으로 가서 그대로 주저앉아 한없이 울었다.

결국 재완이도 성령님의 능력으로 담배를 끊게 되었다.
“손기철 장로님의 기도를 받을 때 가슴에 불이 들어온 것처럼 뜨겁더라구.”
“그래서 그렇게 비명을 질렀니?”
“나도 모르게 소리가 질러졌어. 온몸이 뒤틀리고 불에 타는 것 같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구.”

재완이의 말에 다시 그 장면들이 생각났다. 그때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졌는지 모르겠다. 사람들 앞에서는 거의 울어본 적이 없는 내가 재완이의 그 비명에 견딜 수 없는 뜨거운 물을 쏟아낸 것이다.

“그때 담배가 끊어졌니?”
“그후에 담배를 피려는데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거야. 담배를 입에 물었는데 먹히지가 않아.”
“기도 받았을 때 담배가 끊어졌구나?”
“그렇지. 계속 피려고 시도해도 먹어지지가 않고 이상했지. 그 다음엔 입에 물어도 혐오감만 들더라구. 그래서 팍 뱉어버렸지.”

이 사건은 내게 엄청난 자극을 주었다. 성령님의 역사에 대해서 매우 새로운 전기를 열어준 것이다. 지식으로만 겨우 알아가던 성령님의 능력을 실제로 경험하며 새로운 지평으로 나가게 한 촉매제가 되었다.

누군가는 담배 하나 끊은 것 가지고 호들갑이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니코틴 정’ 재완이의 담배는 사람의 힘으로 끊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정말 성령님의 능력이 대단하구나! 네놈이 담배에 혐오감을 다 느낄 정도로….”
“그렇지! 대단하지. 정말 대단하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김우현 | 규장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 이사야 61장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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