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1,465 | 2011-06-07

“15년 동안 그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저는 소위 말하는 산전수전(山戰水戰)을 겪었습니다. 아파서 죽을 뻔하다가 살아나기도 했고, 버거운 시집살이를 겪는 와중에 남편은 3년 동안 거의 나가 살다시피 했으며, 전셋집에서 내쫓겨 길바닥에 나앉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별의별 일들을 다 겪게 하시며, 과거의 모든 어두운 것들을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제가 포기하지 못해 이를 악물고 붙잡고 있던 것들을 하나님께서는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씩 다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돈이 생명이었고, 자식과 친구가, 때로는 나 자신이 생명인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기도하러 가서 말씀을 묵상하는데 마음에 이런 감동이 왔습니다.
‘현미야, 다 내려놔라.’
‘내려놨다고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저는 어느 것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끈질기게 제 생각을 고집했는지 모릅니다.

남편이 3년 만에 탕자처럼 돌아와서는 제게 용서를 빌었습니다. 저는 남편이 나갔다 들어온 것에 대해 겉으로는 잔소리 한번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비수를 품고 원수 갚을 것을 헤아리며 살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남편의 죄에 재판관이 되어 이후 15년 동안 그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저 사람을 사랑하지 못할 거야.’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도 사랑할 수 있어!’
15년간 하지 못한 용서가 하루아침에 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내가 용서하지 못한 이유는‘나’라는 그릇이 비워지지 않아서였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다 용서하셨는데, 내 의(義)로 가득 차 있던 저는 나를 아프게 한 그를 용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릇이 비워지지 않으니 하나님이 좋은 것으로 채우시려고 해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생각할 때 내가 가진 감정과 생각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을 주장하고 싶은 의가 있습니다. 분명 내 생각으로는 선하니까 끊임없이 고집을 부리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나를 비우기는 너무 힘듭니다. 비워졌다고 하는데 어느새 내 입이 원망하고 판단하고 정죄하고 비판합니다. 마음은 거절감과 상처 때문에 아프고 부족과 결핍 때문에 속상합니다.

은사와 능력을 받는 데 있어서도 이 부분은 중요합니다. 은사는 그릇에 주십니다. 사람이라는 모양의 그릇에 은사와 능력을 채워주시는데, 처리되지 않은 이기심, 시기, 질투, 미움, 분노, 음란, 거짓이 있다면 넣을 수 없겠지요.

비워지기 위해 그릇은 날마다 씻기는 곳에 가야 합니다. 그릇은 계속 더러워지는데 그릇 스스로 자신을 씻을 수 없기 때문에 생수가 부어지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에 있어야만 예수님의 사랑이 날 녹이고, 말씀이 나를 녹여서 깨끗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수가 부어져도 더러운 때와 같이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주님과의 연합이 지속되면 그릇과 통로가 정결하게 되어 풍성한 성령의 능력이 나누어집니다. 이때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거룩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도할 수밖에 없었어요김현미 | 규장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 마태복음 5장8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 디모데후서 2장21절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만일 우리가 성령으로 살면 또한 성령으로 행할지니 헛된 영광을 구하여 서로 노엽게 하거나 서로 투기하지 말지니라
- 갈라디아서 5장24~26절

주님, 제 안에 주님께 나아가기에 온전치 못한 마음들이 있습니다. 상처와 이기심으로 얼룩진 마음을 주의 은혜로 깨끗케 하여 주옵소서. 지독한 자기 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주의 마음을 품길 원합니다. 오늘도 주의 임재를 간구합니다.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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