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1,546 | 2012-03-27

아버지, 다 아시죠?

행복한 엄마 윤정희, 하나님께 문안 인사드립니다. 지난 시간 변함없이 함께해주시고 변덕스런 저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바라봐주신 주님의 넓은 사랑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아름다운 사랑과 결혼을 꿈꾸던 이십 대의 제게 주님은 공주의 동곡요양원을 환상 가운데 보여주시면서 이 땅의 가장 소외된 아동들과 함께 살기를 원하셨지요. 주님의 뜻에 따르자는 마음으로 앞뒤 생각도 없이 무작정 가서 중증 장애 아이들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제가 주님께 드렸던 한마디 기억하세요?

‘주님, 이게 대체 뭔가요?’
그 밤을 뜬눈으로 새면서 생각했지요.

‘날이 밝으면 이곳에서 나가야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그곳 생활에 자신 없던 제게 그 새벽에 주님이 찾아와주셨지요.

그리고 겉은 멀쩡하지만 영혼은 병들어 있는 제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정희야, 내 눈엔 네가 더 장애자로 보이는구나.’

주님의 이 말씀에 엎드려 회개하며 얼마나 통곡을 했는지요. 그리고 자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다짐했지요.

‘이제부터는 내가 너희들의 엄마다. 우리 열심히 사랑하자.’

그렇게 아이들과의 어설픈 동거가 시작되었고, 삼 년 동안 아이들만 바라보며 열심히 사랑하며 살았습니다.

그 뒤 주님은 제게 보석 같은 남자 김상훈을 보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정을 이루도록 인도하셨다는 확신 가운데 결혼했기에 저는 당연히 아이가 생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주님은 아이를 주셨다가 다시 거두어가시는 방법으로 우리 부부를 힘들게 하셨지요. 그때는 잠깐 주님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주시는 이도 주님이시고 거두시는 이도 주님이시다’라는 마음으로 먼저 교회 일을 하면 주님께서 책임지실 거란 확신으로 기다렸지요.

그런데 왜 네 번씩이나 유산을 하게 하시냐고 주님께 따지고 대들었던 것도 기억하시죠? 주님은 가만히 제게 찾아와 말씀하셨지요.

‘네 아이를 잃은 게 그렇게 마음이 아프고 슬프니? 나는 이 땅에 버려진 수많은 내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데, 너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없어진 네 아이 때문에 아파하는구나.’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주님이 한없이 부족한 우리 부부를 원대한 계획 안에 두시고 이 땅의 동역자로 세우셨구나.’

제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주님께 이렇게 서원했잖아요.
‘주여, 우리를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소서.’

곧 하나님께서는 ‘입양’이라는 놀라운 아이디어로 하은이와 하선이를 예비하셨음을 알게 하셨죠.

얼굴도 모른 채 마음에서 떠나보내야 했던 네 명의 아이들을 잃은 아픔은 아주 잠깐이었고, 주님이 ‘이 아이들이 너희 가정의 아이들이다’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제 안에 영원한 기쁨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들로 인해 매일매일 더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18개월 된 하선이를 병원에서 처음 만난 날, 너무 작고 예뻐서 제가 ‘엄지 공주’라며 웃던 거 생각나시죠? 그런데 아이가 일곱 살 때 병원에서 치료 불가능한 병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주님은 왜 나와 함께하시지 않으시냐’라며 살려내라고 절규할 때 주님은 제 안에 들어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에게 무엇을 줄래?’

그 순간 제가 깨달은 게 뭔지 아세요? 그동안 어느 누구에게도 안 한 말인데 이제 고백할게요.

‘저, 하나님보다 하선이를 더 사랑했어요. 하나님이 제 안에 잠깐 안 계셔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는데 하선이가 안 보이면 죽을 것처럼 아이를 더 사랑했어요. 주님은 이런 제 마음을 다 알고 계셨죠?’

그걸 깨닫는 순간, 울며불며 주님께 잘못했다고 매달리며 제 몸의 장기 기증을 약속하고, 아이들이 우상이 되는 삶이 아닌 주님이 주인 되시는 삶을 살겠다고 약속한 거 기억하시죠?

신장 하나를 떼어주고 집으로 오는 기차 안에서 주님은 제게 또 말씀하셨죠.

‘네 안에 나 있다!’

사는데 별 지장이 없는 장기를 하나 떼어주었을 뿐인데 제 몸 안에 주님이 들어와 계시다니, 장사로 치면 최고로 수지맞은 장사를 했다고 제가 좋아하던 것도 생각나시죠?

그리고 어린 하선이를 통해서 풀잎 끝에 간당간당 매달려 있는 이슬처럼 보기만 해도 안쓰러운 아이들을 계속 보여주셨지요. 우리 가정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보이시려는 계획을 알기에 하은이와 하선이에 이어 다섯 명의 아이들을 배 아픈 것보다 더 아프게 가슴으로 낳았어요. 모두 주님이 원하셔서요.

그리고 매순간 더 큰 감사의 삶을 살고 싶어서 남편의 신장까지 아낌없이 내어드렸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모든 삶을 주관하시는 주님으로 인해 우리는 날마다 행복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풍요로움을 모두 던졌더니 주님은 더 큰 은혜로 우리를 채워주셨지요. 매일 주님이 허락하신 삶으로 인해 저는 지금 한없이 행복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저를 주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셔서….

하나님, 땡큐!윤정희 | 규장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 요한복음 13장 34,35절

오직 하나님께 옳게 여기심을 입어 복음을 위탁 받았으니 우리가 이와 같이 말함은 사람을 기쁘게 하려 함이 아니요 오직 우리 마음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 함이라
- 데살로니가전서 2장 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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