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9,895 | 2012-04-24

“그 돈 10만 원 때문에… 제가 너무 초라해요…“

개척교회 당시 교회가 힘들고 어려운 지역에 있어서인지 일주일이면 두세 명이 교회에 찾아와서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소매치기를 당했다며 차비를 달라는 사람, 사업하다 망해서 힘들다며 제법 큰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도와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제가 남편에게 언성을 높이는 횟수도 늘어갔습니다.

하루는 지하 예배당에 있는 남편으로부터 교회 건물 4층 공부방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한다며 병원비를 빌리러 온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지금 급하게 나가야 하니 교회에 내려와 있으면 안 되겠남유. 병원 다녀와서 돈을 준다고 했는데 교회에 아무도 없으면 그냥 갈 거 같아서유.”

“아는 사람인감유?”
“아뉴, 모르는 사람인데 이 동네 사람이라고 왔었어유.”
“아이고, 내가 못살아.그거 사기잖아유!”
“아이가 아프다는데 사기는 무슨 사기… 왜 말을 그렇게 합니까? 사모가 돼가지고.”
“뭐라고요? 거기 있어요.당장 내려갈 테니까.”

저는 4층에서 지하까지 바람처럼 내려갔습니다. 남편의 얼굴도 상기되어 있었죠.

“이번에는 진짜여유. 믿어보자고유.”
“뭘 믿어, 뭘 믿냐고... 내가 못살아.그래서 이번에는 얼마 줬는데유?”
“얼마 안 되유. 10만 원.”
“그 돈이면 우리 일주일 생활비인데 나한테 좀 물어보고 주슈.”

저는 교회 건물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면서 성전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은 급한 일로 나간다며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고, 해가 저물도록 아이 엄마는 오지 않았죠. 늦은 시간까지 성전에 앉아 울고 있는 제 자신이 비참하고 서러웠습니다.

“그 돈 10만 원 때문에… 제가 너무 초라해요… 겨우 10만 원에 이렇게 악을 쓰며 소리를 지르는지… 아버지이잉….”

한참을 울고 있는데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미안해유. 나도 속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고 또 하는데 갑자기 와서 급한 소리를 하면 깜빡 잊고 돈을 주고 그러네유. 미안해유, 정말 미안해유.”

“내가 언제 주지 말라고 합니까? 나도 많이 줘유. 주는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면 도와줍시다. 하지만 사기는 당하지 말자구유.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거랑 사기 당하는 거는 다르잖아유. 내가 볼 때는 하은 아빠가 만만해서 사람들이 자꾸 오는 거 같다구유.”

“그류, 내가 이번에도 실수했네유. 조심하고 또 조심할게유.”

그 뒤로도 남편은 알고도 주고 모르고도 주고 계속해서 주고 또 줬습니다. 저는 성전에 주저앉아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때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너는 네 남편이 사기꾼이면 좋겠느냐, 아님 주고 또 주는 사람이 좋겠느냐?’
‘사기꾼보다야 주는 사람이 당연히 좋지유.’
‘남편이 변하길 기다리지 말고 네가 변하면 되지 않겠냐?’
‘주여….’

하나님, 땡큐!윤정희 | 규장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
- 에베소서 4장28절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 요한일서 3장 17,18절

주님, 여전히 강퍅한 이 마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초라한 마음 가운데 오셔서 위로가 되어 주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잃어버린 한 영혼을 섬겼던 주님의 마음을 깨달아, 오늘도 주님의 관점으로 이웃을 섬기며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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