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3,379 | 2013-03-22

마음아, 이겨라

“길거리 교회를 담임하는 김길 목사님입니다.”

강사 소개와 함께 사람들이 나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본다. 조금 부담이 된다. 소개를 해준 분은 좋은 뜻으로 한 말인데 청중은 약간의 불안함과 생소함을 갖고 설교자를 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길거리 교회를 하려는 게 아니라, 도시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를 개척하려는 것이다. 선교사의 심정으로….

선교사가 선교지에 가서 사역을 시작할 때 그 땅과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받고, 복음 증거의 접점을 찾기 위해 기도하는 것처럼 나도 도시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 도시를 위해 기도하면 그 도시를 향한 하나님의 뜻과 사람들의 필요가 보일 것이고, 그에 합당한 사역을 하는 교회를 개척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델이 아시아의 대도시들에서 동일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

이십대에 선교단체 간사로 사역을 시작하면서 이런 선교적 관점의 교회 개척에 대한 마음을 받았고, 그것은 사십대 중반인 지금도 여전히 내 삶을 관통하고 있다. 이 오래된 꿈을 위해 말로 할 수 없는 훈련을 감내해왔다. 하지만 서울 명동 한복판에 혼자 있으면 이런 생각이 파도같이 몰려온다.

‘너는 잘할 수 없을 것이다. 인생의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렸다.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고, 제자로 살지도 않을 것이다. 너는 혼자서 이 도시에서 나이만 들어갈 것이다.’

선교적 교회 개척의 꿈과 비전이 지난 20여 년 동안 나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지금도 여전히 도시의 거리에 혼자 있다. 내 안에서 전쟁의 기미가 느껴진다.

‘애초에 안 되는 걸 붙들고 헛된 꿈을 꾸는 건 아닐까?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자 하는 걸까?’ 자괴감으로부터 시작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한 절망감이 올라올 때는 정말로 마음이 위축되고 자신이 없어진다. 심지어 ‘그동안 삶을 드려 진행해온 사역들이 진짜 하나님의 뜻이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사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명동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었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할 것 같아서…. “그동안 기도하셔서 도시가 어떻게 변했습니까?”

마음이 몹시 어렵다. 도시를 새롭게 하는 다양한 사역을 하고 싶지만 그 출발부터 잘 되지 않고 있다.
큰 절망이 나를 누른다. 특히 저녁에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깊은 두려움에 빠진다.

마음이 시달리고 나서 내린 결론은 오히려 간단하다. ‘그래, 지금까지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오직 비전을 품고 도시를 걸어다니기만 했다. 그 외에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가? 하나님 외에 다른 길은 없다.’

다시 마음이 새로워진다. 그리고 굳게 결심한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내 인생이 끝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하나님 한 분 외에는, 그분을 신뢰하고 믿고 따르는 것 말고는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이 고백이 나를 다시 세운다. 말씀을 읽는데 주님이 내게 이렇게 물으시는 것 같다. ‘아브라함 한 사람을 불러 큰 민족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믿느냐?’

나의 대답은 명료하다.
‘예, 믿습니다. 저는 끝까지 믿음으로 할 것입니다. 좋은 교회를 개척하는 것보다 예수님과의 신뢰 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저는 끝까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철저하게 순종하면서 제자로 살고, 제자의 삶을 가르칠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분이 시키시는 대로 하는 것이야말로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

몰려오는 고통을 해결하는 일보다 예수님을 향한 신뢰와 믿음을 키우는 일은 보통 사람에게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은혜를 받은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일이다. 삶의 즐거움을 위한 소원도 믿음으로 이루기 어렵지만, 매일 고통을 겪으면서 믿음을 강하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마음아, 이겨라김길 | 규장

† 말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 잠언 4장 23절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
- 이사야 26장 3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집을 맡은 아들로서 그와 같이 하셨으니 우리가 소망의 확신과 자랑을 끝까지 굳게 잡고 있으면 우리는 그의 집이라 우리가 시작할 때에 확신한 것을 끝까지 견고히 잡고 있으면 그리스도와 함께 참여한 자가 되리라
- 히브리서 3장 6, 14절

† 기도
주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인생이 끝날 수 있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저는 하나님 한 분만 신뢰하고 믿고 따르는 것 말고는 모르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 적용과 결단
지금 어떠한 상황가운데 있을지라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께만 순종하며 기쁘시게 해드리는 자녀가 되기를 결단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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