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7,772 | 2013-03-27

“나는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

내 가슴에 꿈을 심어준 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이셨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 분은 가르침에 있어서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계셨다. 어느 주일, 교회에 갔더니 우리 반이 세 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친구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은 것이 왠지 내 탓으로 여겨 마음이 무거웠다.
“선생님! 3학년은 15명이 나오고요. 4학년은 10명이 나왔는데…. 다음 주에는 친구들 집에 들러서 꼭 데리고 나올게요.” 나는 쭈뼛대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선생님이 “오늘 우리 5학년은 3만 명이나 모였네!” 하는 게 아닌가. 나는 속으로 ‘3만 명은 무슨 3만 명이야 달랑 세 명 뿐인데. 정말 이상한 선생님이네’라고 생각했다.

그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선생님의 교안 노트였다. 마치 3만 명이 되는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준비해 온 것처럼 빼곡히 써 내려간 교안 자료는 선생님께서 말로만 3명을 3만 명이라고 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선생님은 몇 만 명에게 가르치는 것처럼 교안을 준비했고, 가르칠 때도 몇 만 명에게 쏟아 붓는 열정으로 강의하셨다.

갈수록 선생님의 가르침은 내 가슴에 뚜렷하게 박혔다. 나는 한 사람을 만 명으로 여길 줄 아는 마음을 배웠다. 그런 마음으로 누구를 만나든지 온 마음을 다해 관계를 맺어갔다. 또한 만 명을 한 사람으로 볼 수 있는 담대함도 배웠다.

◈ 나는 일만 명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라는 내 인생의 목표를 정하게 되었다. 그것은 일당만이라는 의식이었다. 나는 적어도 만 명의 삶을 책임지고 보살펴 주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큰 사업가나 지위가 높은 관직, 아니면 억만장자를 생각했다.

다행히 나는 소원대로 사업을 크게 하는 남편을 만났다. 남편의 회사는 고작 100명이 넘지 못했다. 나는 우리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더 많은 사람을 책임지는 기업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사업은 망하고 남편은 사업가의 길을 접고 신학을 하여 목사가 되었다. 목사가 되었으면 성도가 만 명이 되어야 하지 않은가? 쉬지 않고 열심히 했지만 우리교회는 100명을 넘지 못하는 약하고 가난한 교회였다.

교회에서 지급받는 사례비로는 우리 가정도 꾸려 나가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렇게 30년이 흐르는 동안 동기들은 국회의원, 억만장자, 사업가가 되어 내 가슴에 있는 꿈을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 가고 있었다. 나는 만 명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겠다는 내 꿈을 접었다.

대신 하루에 몇 명씩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기로 했다. 이렇게 하루에 몇 명씩 내 일생을 두고 만나면 어느 때에 만 명을 내 손으로 섬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으로 바꾼 것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한 것이다.

주님은 나의 아주 일상적인 사소한 것에서부터 그 꿈을 이루어 주셨다. 그것은 매일의 일상생활에서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교인 인일여고 홈페이지에 써서 올렸다. 그 글이 인일, 제고 동문들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후원금으로 한 권의 책(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이 되었다.

나는 그 책의 판매 수익금으로 서울역 노숙자를 섬기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일을 돕겠다는 후원자와 봉사자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여들어 ‘소중한사람들’이라는 단체가 생겼다. 이곳은 가난한 자, 병든 자, 옥에 갇힌 자를 돌보고 섬기는 단체이다.

◈ 작은 사랑으로 일으킨 기적
소중한사람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쉬지 않고 노숙인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고, 그들의 옷을 입히며 이발을 해주고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섬긴다. 또한 무료 진료와 상담을 해주고 말소된 주민등록증을 복원해주고 직업을 알선해준다.

교육과 전문 치료를 통해 노숙인들이 건강하고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가족의 일원으로 자활 훈련을 시켜 사회와 가정으로 복귀하는 일들도 하고 있다.

소중한사람들 쉼터에는 30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30명 전원이 취업을 했다. 소중한사람들을 통해 한 달에 15,000명 이상이 혜택을 받는다. 나는 몰랐다.

내 가슴에 품은 꿈이 일상생활의 작은 사랑의 움직임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꿈은 나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마음을 맞추어 이룰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는 앞으로 만 명이 아니라 십 만 명 아니 구름처럼 많은 사람을 유익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일을 행하는 나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5학년 어린소녀의 가슴에 꿈을 심어준 주일학교 선생님!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 선생님은 나에게 한 명을 만 명으로 소중하고 진지하게 여기는 가슴을 주었고 만 명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꿈과 책임을 심어 주셨다.

그리고 주님도 우리에게 그 꿈이 결코 이룰 수 없는 어렵고 힘든 꿈이 아니라 주님이 도우시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쉬운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그 작은 자가 천을 이루겠고 그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 때가 되면 나 여호와가 속히 이루리라”(사 60:22).

유정옥 서울역 노숙인을 섬기는 소중한 사람들 회장, 인천 인일여고와 총신대학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www.sojoonghan.org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유정옥 | 크리스챤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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