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6,665 | 2013-04-10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공부는?

학교마다 여름방학을 했다. 구역 예배를 드리러 성도의 집을 방문했다. 이 가정은 아이들의 어머니가 가출하고, 얼마 후 이혼한 결손가정이다.

그래서 아들 하나, 딸 하나가 할머니 손에 키워지고 있다. 할머니가 아이들의 어머니 자리를 맡아 죽기까지 목숨 걸고 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아이들을 각종 학원에 보내는 일이다.

내가 그 집에 도착한 시간은 1시쯤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그 할머니의 손녀는 이미 영어 학원을 다녀왔고 냉장고에서 주스 한 컵을 꺼내 먹고는 컴퓨터 학원을 간다고 했다. 할머니는 손녀를 학원에 보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몇 군데의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가기 싫다고 매 시간마다 실랑이를 벌인다는 것이다. 나는 할머니의 손녀가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은 학원을 다녀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학원을 보내야만 한다는 할머니도 애처로웠다.

◈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기도와 성경
나의 어린 시절에는 아침에 방학 과제 한 페이지를 하고, 곤충과 식물 채집을 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뛰어놀았다.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는 나에게 성경을 쓰고 암송하게 했다. 평소에는 하루에 성경 3절을 외웠는데, 방학 기간에는 성경 한 장씩 공부했다.

그 때는 어머니의 처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그 시간에 내가 다른 것을 배우거나 공부를 하면 더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이 될 텐데….’어머니는 여름 방학만 되면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기도와 성경이었다.

그것이 내 인생을 인도하는 밝은 등불을 준비해 주신 것임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 가르침은 내 인생의 어려운 굽이마다, 내가 실망하고 좌절하여 쓰러질 때마다 주님의 확실한 음성이 되어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다시 걷게 하게 하는 나의 빛이자 힘이 되어주었다.

◈ 그녀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해
인일여고 여름 방학 때는 부평에 있는 ○○○이라는 곳에 성경공부를 가르치러 갔었다. 그 곳은 매춘부들을 모아놓은 곳이었다. 그들이 성병에 걸렸을 때, 그곳에 집단 수용을 당한다.

그들을 강제 수용하는 명분은 성병을 치료하는 기간 동안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생산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물론 양재, 미용, 타자, 요리, 나염과 같은 여러 가지 기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명분뿐이다. 사회의 병폐가 되는 그들을 집단 수용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이미 성병환자이고 교도소를 방불케 하는 열악한 환경의 집단 수용소는 없던 병도 만들 정도이니 강제 수용된 그들은 틈만 나면 도망치려 했다.

그들의 숙소는 철조망으로 몇 겹씩 둘러져 있고 산을 타고 도망하면 길로 통하는 어귀마다 나가 있는 감시원들에게 붙잡히게 되어 있다. 다시 잡혀 오면 심한 매를 맞는다.

한마디로 ‘창녀의 형무소’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나는 한 방에 10명 정도에게 성경을 가르쳤다. 나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더 어린아이도 있었다. 20살이 넘으면 그들은 ‘할머니’라고 불렀다.

그곳의 불문율은 성경 말씀이외에 다른 말을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말을 하면 그들은 우리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고, 다른 말로는 그들을 지도해 나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적으로 사귐을 갖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편지를 주고받는다든지 그들의 부탁을 듣고 물건을 사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갈 때마다 성병에 관한 연고제라든지 피부 연고제를 사가지고 들어갔다. 한글을 모르는 아이를 위해서 초등학교 국어책을 가지고 가기도 했다.

그러면 그들은 감시원의 눈을 피해 내 성경책 갈피에 자기들이 아끼는 머리핀을 넣어 주기도 하고 꽃잎을 말려 넣어 주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써 놓은 편지를 부쳐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하루는 나를 무척 따르는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도망치다가 잡혀 와서 심하게 매를 맞고 있었다. 나의 고등학교 때의 여름방학은 그들이 불쌍해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인생의 낭떠러지까지 떠밀려온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으로 굳어져 갔다.

◈ 성경을 영어 과목만큼만 중요하게 생각하면
나도 내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되면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방법을 고스란히 전수해서 쓰고 있다. 매일 두 시간씩 성경공부를 하게 한 것이다.

아이들도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방학기간동안 성경을 읽고 암송하는 데 보내게 했더니 고등학교 때는 다른 사람에게 성경을 가르치며 방학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아들들에게 공부해야 하는 분량과 시간 배정을 성경이 최우선 순위이고 그 다음은 국어, 영어, 수학, 기타과목으로 정하여 주었다.

이렇게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만 하면 그 다음부터의 자녀 교육은 그들에게 이미 습득된 성경 말씀이 저절로 자녀들을 양육시켜 나간다. 큰 아들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도 결혼하면 자녀들에게 어려서부터 성경말씀을 목숨 걸고 가르칠 거예요. 거기에 자녀의 삶의 성공과 가치가 다 달려 있어요.

어려서 읽은 성경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이 이 내 삶을 인도하고 있어요. 요즈음 학생들이 보이지 않아요. 전부 학원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요. 부모님들이 성경을 영어만큼만 중요하게 여기면 얼마나 훌륭한 자녀가 될 텐데 그것을 알아차리는 부모가 없으니 아이들만 불쌍해요.”

여름방학이 되면 옹알이 하는 어린아이로부터 유치원생, 초등학생은 말할 것도 없이 영어를 위해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처럼 영어 학원을 뛰어 다니고 있다.

성경을 영어 과목만큼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동일한 분량과 시간을 가르치면 자녀의 인생은 밝은 빛의 인도를 받아 강하고 견고하며 모든 민족 중에 뛰어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게 될 것이다.

유정옥 서울역 노숙인을 섬기는 소중한 사람들 회장, 인천 인일여고와 총신대학신학대학원을졸업했다. www.sojoonghan.org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유정옥 | 크리스챤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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