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7,604 | 2013-04-17

그분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미 다 알고 계셨다!



심부름 에피소드 1 : 준비된 크리스마스 선물
2008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경제파동의 위기는 우리나라에도 경제위기를 가져왔다. 저마다 살아가기가 팍팍해서 그런지 후원금이 뚝 떨어지고 추수감사절에도 조용하더니,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는데 노숙인들에게 선물 하나 나누어 줄 것이 없었다.

그러던 중 가뭄에 단비처럼 12월 23일에 머플러 200개를 후원받았다. 나와 함께 동역하는 김 권사님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사모님! 이 머플러 이틀만 더 가지고 있다가 이번 성탄 선물로 주면 어떨까요?”
권사님이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소중한사람들은 후원 물품이 들어오는 즉시 노숙자들에게 다 나누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님이 성탄 선물로 무언가 주시겠지요. 오늘 들어온 머플러는 곧바로 나누어 줍시다.”
노숙자들에게는 ‘신문지 머플러’라는 것이 있다. 신문지를 구겨서 머플러처럼 목에 감는 것이다.

그렇게 추위를 견디고 있는데, 만약 오늘 들어온 머플러를 오늘 주지 않고 성탄 선물로 준다면, 노숙자들은 신문지 머플러로 이틀을 더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았다. 권사님이 기뻐서 어쩔 줄 몰라서 소리치셨다.
“사모님! 노숙인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이 들어왔어요. 엊그제 머플러를 참 잘 나누어 줬네요. 이것보세요! 이렇게 좋은 점퍼가 300개나 들어왔어요!”

심부름 에피소드 2 : 주인님의 깊은 뜻도 모르고
한 달에 소중한 사람들을 통해 식사를 하는 노숙인은 2만 명이 넘는다. 9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 일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혹 나에게 한 달에 필요한 운영금이 조달되지 않을까봐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그들은 무척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다. 그러나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믿음이 커서 걱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책임의 무게 때문에 죽을 것 같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예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긴다. 아니, 맡길 수밖에 없다. 나의 능력의 한계에서 너무 지나쳐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쌀을 수급 받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우리는 서울시로부터 20킬로그램짜리 정부미를 아주 싼 값에 구입한다. 쌀을 구입하려면 월 초에 쌀 수급 신청서를 동사무소에 제출하면 중순쯤에 중구청에서 쌀값을 송금하라는 연락이 온다. 쌀값을 지불하고 2,3일 후에 쌀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달엔 중순이 훨씬 넘었는데도 중구청에서 쌀값을 송금하라는 연락이 없었다. 나는 ‘12월이니 이런 저런 하는 일이 많다보니 늦어지나 보다’ 생각하다가, 쌀이 바닥이 나던 날 중구청에 연락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동사무소에서 신청서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놀라고 당황했다. 당장 동사무소에 전화해 담당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이런 답이 나왔다.

“미안합니다. 제가 수급 신청서를 잃어버렸네요.”
“그럼 어떡해요? 그 쌀은 노숙인 2만 명이 먹어야 하는 쌀이에요.”
“이번 달엔 어쩔 수 없어요. 다음 달에 조금 일찍 쌀을 타드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어요.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라는 한 마디로 일을 수습하려 들면 정말 안 됩니다. 노숙자들이 한 달 동안 굶어요.”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동사무소 직원은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만 연발할 뿐이니 나는 기가 막혔다. 속이 새까맣게 탔고 입술이 바짝 바짝 타 들어갔다.

나는 눈물이 가득찬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주님! 쌀 안 주시면 어쩔 수 없이 노숙자들 굶겨요!”

그날 밤, 나는 쌀 걱정에 잠을 자지 못하고 밤을 하얗게 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출근했더니 센터 주차장에 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정부미가 아닌 일반미로 말이다. 나는 속으로 ‘그래, 그 동사무소 직원이 자신의 사비로 쌀을 사서 보냈나보다.

업무 실수가 드러나 해고당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낫지’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전화를 했더니 동사무소 직원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이리저리 알아보니 인천에서 이름을 알리기를 원치 않는 한 독지가가 불현듯 쌀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일어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노숙인들은 소중한사람들 밥은 왜 이렇게 맛이 있느냐고, 마치 찹쌀로 밥을 하는 것 같다며 밥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나는 그 모습을 빙그레 웃으며 쳐다보면서 기도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미 다 알고 계신다.
“주님! 지금이 성탄과 새해여서 노숙인들에게 정부미가 아닌 맛있는 일반미로 밥을 지어 먹이고 싶으셨군요.나는 주님의 그 깊은 뜻을 모르고 괜히 하룻밤 가슴이 새까맣게 타는 쓸데없는 짓을 했어요.”

심부름꾼이 할 일은
9년 전 노숙자들을 섬기는 심부름꾼으로 나를 부르신 주님은 필요한 모든 것을 부족함 없이 공급해주셨다. 내가 언제나 주님이 나의 주인 되신 것을 믿고, 주님이 하라고 한 일을 꾸준히, 성실히 하고 있으면 된다.

“너는 나의 심부름꾼이니, 심부름꾼의 자격은 남다른 탁월한 능력이 아니라, 오직 충성되고 진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아침마다 내 가슴에 일러 주시면서 말이다.

유정옥 서울역 노숙인을 섬기는 소중한 사람들 회장, 인천 인일여고와 총신대학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소중한 사람들 www.sojoonghan.org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유정옥 | 크리스챤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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