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9,850 | 2013-09-11

내 밑바닥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 말라


미국 LA에 있는 한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게 되었다. 부흥회 첫날 저녁집회 후 성도 한 분이 상담을 요청해왔다. 그는 봉제업을 크게 했었는데, 사업이 망해 집이 없어져 길거리로 내쫓겨야 하고 어린 딸들은 학교도 못 다니게 되었다며, 죽음이 드리워진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나는 그의 사정 이야기를 들으면서 열왕기하 4장에 나오는 한 여인이 생각났다. 그 여인은 해결 방법이 전혀 없을 때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찾아간다. 그때 그 여인의 남편은 죽었다.

◈ 지금의 처지를 만방에 떠들어 알리라?
남편은 여자에게 있어서 생명이다. 남편이 죽은 것은 곧 여자가 죽은 것과 같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죽은 것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인데, 거기다가 남편이 빚을 잔뜩 지고 죽음으로써 아들 둘이 빚쟁이에게 끌려가 노예가 될 판이었다.

아들들이 노예로 팔려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여인은 이상하게도 가장 돈이 없는 사람인 하나님의 선지자를 찾아간다. 엘리사는 그 여인에게 “네 집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는다.

“기름 한 그릇 외에는 아무 것도 없나이다”라고 말하자 “너는 밖에 나가서 모든 이웃에게 빈 그릇을 빌리라”고 말한다.

빈 그릇을 빌리라는 것은 그 여인의 지금의 처지를 만방에 떠들어 알리는 것과 같다. 그 여인이 이웃에게 빈 그릇을 빌리러 가면 이웃들은 왜 그릇을 빌리는지 이유를 묻게 되고, 그릇을 빌려주는 이웃은 모두 그 여인의 처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 여인이 그릇을 다 빌린 후에 두 아들과 함께 들어가서 문을 닫고 하라고 일러준 일이 있는데, 그것은 이웃에게 빌려온 그릇에 집에 남아 있던 기름을 붓는 일이었다.

그랬더니 빌려온 그릇 전부가 기름으로 찼고, 그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여인과 두 아들이 생활했다는 이야기다.

이 여인과 두 아들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방에 문을 닫고 들어가서 행할 때 이루어진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목격한 것이다. 한 그릇의 기름이 동네에서 빌려온 모든 그릇에 가득 차게 되는 광경이다.

이 골방의 비밀을 체험한 여인과 두 아들은 앞으로 인생의 어떠한 어려움이 와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넉넉히 이길 힘의 근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들고 들어오는 빈 그릇마다 나는 그 성도에게 내일 새벽부터 맨 앞자리에 나와 소리 내어 울며 기도하라고 일렀다. 더 이상 아무런 해결책이 없던 그는 새벽마다 소리 내어 울면서 기도했다. 집회가 끝나던 날 그는 나를 다시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기가 매일 아침 소리 내어 울었더니 교회의 한 성도가“왜 그렇게 아침마다 우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이 망해 일어날 수 없게 된 처지를 들려주었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성도가 “내일 아침부터 우리 세탁소로 나오라”고 하더니 우선 한 달에 2000달러씩 준다고 했다면서 뛸 듯이 기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이튿날, 세탁소에 다녀온 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힘이 다 빠져나간 모습이었다. 그는 말했다.“사모님! 내가 오늘 일찍 세탁소를 출근을 했어요. 그런데 세탁소에 가보니 그 집사님 혼자 일해도 얼마든지 시간이 남을 정도로 일거리가 없었어요.

그래서‘내가 필요하지 않은데 왜 나오라고 했느냐?’고 물으니까‘자기 아내와 내 아내가 교회에서 같은 구역인데 당신이 일을 하지 않고 나에게 돈을 받으면 당신의 아내는 자존심이 상할 것이고 내 아내는 그 돈이 아까워서 속상해 할 것이 아니냐?’하면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냥 두 눈 감고 세탁소에 나오라고 하네요. 그렇지만 어찌 뻔뻔하게 그곳을 다닐 수 있겠어요. 저는 힘에 겹도록 일하는 것이 나아요.”

나는“재정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교우가 사업이 망한 교우를 도우려는 마음을 가진 것은 성령이 준 마음이니, 둘이 힘을 합쳐서 열심히 일하면 아름다운 연합을 이루고 두 집이 다 잘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권면했다.

그렇게 1년쯤 지난 후에 세탁소 주인은 세탁소를 담보로 대출도 받고 지인에게 돈을 융통하여 새로운 세탁소를 인수했다. 나는 속으로‘먼저 하던 작은 세탁소를 그 집사님에게 주고 목도 좋고 규모도 큰 새로운 세탁소는 자신이 하려나보다’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새 세탁소를 돈 한 푼 없는 그 교우에게 내어주고 자신은 현재 하고 있는 작은 세탁소를 그대로 운영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자기의 유익을 따라 이익을 챙기는 일이 없이 서로 양보하며 새로운 사업을 서로 동업해갔는데, 지금은 다섯 군데의 세탁소를 경영하고 있다.

주님은 그 두 사람이 한 그릇의 기름밖에는 남은 것이 없었던 것을 뉴욕 전체에 소문나게 하신 후에, 그들이 들고 들어오는 빈 그릇마다 계속해서 콸콸콸 물질의 축복을 부으셨던 것이다.

골방의 비밀을 이미 체험한 그 두 집사님은 믿음으로 넉넉히 어려움을 이기며 지금도 힘들고 어려워서 울고 있는 교우가 없는지 찾아서 도와주고, 쓰러져 있는 교우를 다시 세워주는 일을 하고 있다. 두 집안은 따로 살고 있으나 마치 한 집에 함께 사는 것처럼 온전한 연합, 하나를 이루었다.

◈ 주님을 찾아 나가야 할 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어느 날 남편이 죽고 그 남편이 진 빚 때문에 내 아들 둘이 노예로 팔려가게 될 정도로 앞이 캄캄한데, 내 손에 남아 있는 것은 기름 한 병 외에 아무 것도 없는 여인처럼 절망적인 때가 있다.

그때 우리는 나의 궁핍하고 처참한 처지를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때 주님을 찾아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웃에게 나의 밑바닥 끝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나의 밑바닥이 깊을수록 주님이 일하신 골방의 능력이 더 높게 뚜렷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너는 밖에 나가서 모든 이웃에게 그릇을 빌라. 빈 그릇을 빌되 조금 빌지 말고”(왕하 4:3).

유정옥 서울역 노숙인을 섬기는 소중한 사람들 회장, 인천 인일여고와 총신대학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www.sojoongha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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