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2,402 | 2013-12-24

그 아이는 내 것이란다.

◈2005년 초, 어느 병원의 골수 담당 코디네이터로부터 골수이식을 하겠느냐는 전화가 왔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병원에 가서 설명을 듣고 짬을 낼 수가 없어 설 연휴에 입원하여 이식을 위한 시술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5개월쯤 지나 다시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의 병이 재발했습니다.”아이와 부모의 심정이 어떨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무어라 할 말이 없어 듣고만 있는데, 골수 기증을 다시 하겠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제 골수가 들어가서 피를 생산하다가 재발한 거라 다른 사람의 골수를 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선뜻 결정할 수가 없어 시간을 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내도 이번에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문의인 매제에게도 물어보니 재발한 상태에서는 골수를 또 준다고 해도 아이가 살 확률이 1퍼센트 정도라며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는 사람마다 다 말렸습니다.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이번에는 가족이 동의하지 않고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그럼요. 이해합니다.” 전화를 끊고 마음이 편치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일이 있고 바로 후원자들을 데리고 에콰도르에 비전트립을 갔습니다. 현지 방문 마지막 날 저녁에 이동하던 버스가 고장이 나서 오랜 시간 버스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저는 옆자리에 계신 와싱톤중앙장로교회의 박 장로님에게 또 그간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의사인 제 매제도 아이의 생존 확률이 1퍼센트 정도라고 합니다. 장로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한동안 묵묵히 계시던 장로님이 입을 열었습니다. “목사님… 하시지요.” “네?”

장로님은 조금 있다 다시 한숨을 크게 내쉬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제 큰 아이가 백혈병으로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저는 그만 할 말을 잃었습니다. 장로님이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이 일이 그 부모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날 호텔로 돌아와서 저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했습니다.“하나님,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이만큼 했으면 되지 않습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어린이들 위해서 일하면 되지 않습니까.

한 번 골수이식을 했고, 더구나 같은 의사가 시술을 하고, 성공할 확률도 거의 없다는데요.”한참을 엎드려 있는데, 혼란스럽던 마음 가운데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인아, 나는 너를 이해한다. 그리고 너를 잘 안단다. 그런데 만약 그 아이가 네 친딸이었다면 너는 그 아이를 포기할 수 있겠니? 설사 1퍼센트의 가능성밖에 없다고 해도 말이야.’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진짜 아버지였다면 수술을 거부했을까요? 절대 그러지 못했을 것입니다. 살릴 수 없다 할지라도 시도하고 또 시도했을 것입니다. 제 아들에 대한 심정이 그러했으니까요. 결국 저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못을 박듯 다시 한 번 제 마음에 말씀하셨습니다.

‘그 아이는 내 것이란다.’

저는 너무 부끄러워 병원과 아이의 부모에게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하기가 민망했습니다. 제가 또 골수이식을 하는 것이 자원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숭고한 동기도 없었다는 것을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부끄러운 목사’라고 편지 제목을 쓰고 그간의 제 마음과 상황을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항복했기에 골수이식을 한다고 말하고는 편지 말미에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 예수님께 매달립시다. 아이가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이 정하셨다고 믿습니다. 우리 예수님을 붙잡읍시다.”

병원에 들어가서 두 번째 골수 채취를 하기 전날 아이의 어머니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다섯 장의 긴 편지였는데, 장마다 떨어진 눈물 자국에서 딸이 살아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골수이식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딸애가 무균실에서 너무 고통스러워하고 있어 감사의 편지를 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말하는 예수님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저도 매달리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어머니의 간절한 매달림과 기도에 하나님은 응답하셨습니다.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아이는 골수이식이 잘 되어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온 가족이 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그 아이의 아버지도 다른 아이에게 골수이식을 해주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맙다”서정인 | 규장


† 말씀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 시편2편 7절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 요한일서 4장 19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 마태복음 25장 40절

† 기도
우리를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아버지의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전하는 자 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모든 결정의 순간에 내 마음의 결정인지 하나님의 마음을 구한 결정인지 돌아보세요!
하나님의 마음을 구한 그 결정이 복음이 흘러가는 귀한 통로가 될 수 있음을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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