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0,170 | 2014-01-16

차인표씨는 말이 없어졌습니다…

은토토 산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고산입니다. 거칠고 황량한 비포장도로 위로 트럭들이 뽀얀 먼지를 내며 위험한 질주를 하는 동안, 그 옆으로 수많은 어린이들이 자기 몸보다 더 큰 나뭇짐을 지고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한 여자아이가 먼지투성이 옷을 입고 비틀거리더니 잠시 짐을 내려놓고 쉬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곧 다시 나뭇짐을 들어 어깨에 지려 했으나 자기보다 더 무거워 보이는 나뭇짐은 쉽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린이들은 새벽 5시에 집을 나와 오후 2,3시까지 땔감을 주어와 시장에 가서 팔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당시 우리 돈으로 300원가량을 받았습니다. 물 한 병 값도 안 되는 셈입니다. 아이의 커다란 눈이 화면 너머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내일 이 일을 할 수 없을지 몰라요. 내일은 제가 아프거나 굶을지도 모르거든요. 그래도 저, 오늘 열심히 살래요. 이 짐을 지고 제 길을 걸어갈래요.’

아이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의 무게를 말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떠한 변명이나 항변도 하지 않고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인내하고 있음을 아이의 눈이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이 영상이 상영될 때마다 장내에는 침묵이 흘렀습니다. 눈물과 한숨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실에 처한 수많은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일을 가능하게 했던 이 여자아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이듬해 사진전에 예리한 눈동자를 가진 한 젊은 남자가 방문했습니다. 당시 MBC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훗날 <아프리카의 눈물>을 찍은 한학수 씨였습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찍은 영상을 보았다며 거기에서 캡처한 여자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차인표 씨에게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함께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르는 아이를 1년이나 지난 뒤에 찾는다는 건 불가능해보였지만, 그는 어린이들을 돕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길을 나섰습니다. 은토토 산은 여전히 높았지만 1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헐벗어 벌건 맨땅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나타났고 그는 반갑게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아이는 없었습니다. 한학수 씨가 사진을 꺼내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지만 모른다고 했습니다.

“너희들은 항상 이렇게 같이 다니니?”“네, 혼자 다니면 위험해요! 하이에나한테 친구가 물려간 후로는 꼭 같이 다녀요.”

그의 표정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그 아이가 살아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디스아바바 시내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차인표 씨는 말이 없었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창밖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을까요. 미안함과 자책감, 아이가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는 막막함 등이 교차했을 것입니다.
미동도 않은 채 1시간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차가 시내의 한 코너를 도는 사이 그가 처음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였습니다.

“멈춰! 멈춰요!”그의 소리에 차가 급정거했습니다. 그는 곧장 차에서 내려 한 여자아이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너, 맞지?”길을 걷던 아이가 차인표 씨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때 차에서 내린 한학수 PD가 품에 갖고 있던 사진을 주섬주섬 꺼내 아이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드디어 그 아이를 찾은 것입니다. 아이의 이름은 ‘엘리자베스’였습니다. 버스 안에서 창밖만 바라보다 딱 한번 고개를 돌렸는데 마침 엘리자베스가 걸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다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찾아가 만난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아이가 컴패션에 등록되는 게 소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너는 좋은 옷도 입을 수 있고, 학교도 가게 될 거야.”엘리자베스의 눈빛이 기쁨으로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환한 얼굴로 한국에서 온 모든 사람의 손에 입을 맞추며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옷과 음식을 구걸하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열 살짜리 엘리자베스는 차인표, 신애라 씨의 또 한 명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다음 날 한학수 PD는 차인표 씨가 후원하는 에티오피아 대학생을 만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만약 컴패션이 없었다면 지금 너는 무엇을 하고 있었겠니?”“아마 은토토 산에서 벌목한 나무를 나르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엘리자베스의 이야기였습니다. 이보다 더 잘 짜인 각본이 나을 수 있을까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한학수 PD는 차인표 씨에게 말했습니다.“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시는군요.”자신은 하나님을 믿지도 않으면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한 어린이의 가치를 가슴속에 새겨주실 때, 모든 어린이가 그러한 무게의 가치가 있음을 말씀해주십니다. 엘리자베스라는 한 어린이는 한 후원자에게 각기 다른 어린이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고맙다”서정인 | 규장


† 말씀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 누가복음 19장 10절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만일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길을 잃었으면 그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두고 가서 길 잃은 양을 찾지 않겠느냐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찾으면 길을 잃지 아니한 아흔아홉 마리보다 이것을 더 기뻐하리라 이와 같이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라도 잃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니라 - 마태복음 18장 12~14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 마태복음 25장 40절

† 기도
하나님의 긍휼한 마음을 본받아 주님의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보며 사랑하며 살길 원합니다. 주님, 제 마음 가운데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부어주소서.

† 적용과 결단
'한 영혼'의 소중함을 얼마나 느끼고 계시나요? 내 주변에 당신이 도움이 필요한 한 영혼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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