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2,728 | 2014-01-17

이곳에 와주어서 고맙구나.

국경에 도착한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더러움과 무질서의 극치가 눈앞에 펼쳐졌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나라를 다녀봤지만 그런 국경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치열한 전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고,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슬픈지, 기쁜지, 아픈지, 피곤한지…. 모두의 얼굴은 무덤덤하고 어두웠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좌절감과 절망감이 그들의 모습에서 흘러나왔다.

내가 아무리 현지인처럼 옷을 입고 수염을 길렀어도 그들에게는 여전히 이방인이었다.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일행 주위로 몰려들었다.

‘저 사람들이 혹 우리를 해치려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외국인을 보고 반갑고 신기한 마음에 그저 환영의 인사를 전하려는 것일까? 외국인에게 적개심을 가진 사람도 종종 있다던데, 주머니에서 권총이나 칼을 꺼내서 우리를 공격하면 어떻게 하지?’

짧은 시간에 수만 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내게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아무런 힘도 없었다. 모여드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잠깐이지만 무시무시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오랜 시간 전쟁으로 인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비통한 울부짖음을 듣는 것 같은 죽음의 공포가 느껴졌다.

수도인 카불까지 들어가려면 다시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열 시간 넘게 달려야 했다. 몇 개의 산을 넘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곳의 한여름 날씨로 몸속에서까지 땀이 나는 것 같았다.

하염없이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차에는 아무런 냉방장치가 없었다. 창문을 열면 차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먼지로 숨을 쉴 수가 없고, 닫으면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덮어 이래저래 숨 쉬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수도까지 가는 길 내내 화장실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덜컹거리며 달리던 차가 고장이라도 나면 속절없이 기다려야 했다. 일정을 마치면 다시는 이 길을 다닐 일이 없다는 게 정말 다행이라 여겨졌다(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나는 그 땅에 살게 된 후로 그 길을 수도 없이 달려야 했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덜덜거리는 차와 연신 쿵쿵거리는 비포장도로에 익숙해질 만하니 그제야 창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는 고사하고 풀 한 포기 안 보이는 산등성이와 간간이 보이는 마을, 염소와 양을 치는 목동들과 나뭇짐을 지고 어딘가를 향해 가는 여인네들.

‘아!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사람이 사는 곳에는 하나님도 계시는데….’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어디서부턴가 내 마음을 흔드는 음성이 들려왔다.

‘이곳에 와주어서 고맙구나.’

그 음성이 내 마음에 전달되자 땀인지 먼지로 인한 눈물인지 알 수 없는 결정체들이 내 얼굴을 타고 쉼 없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내 마음에서 찬양이 흘러나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난 순간이다.

천개의 심장이시온 | 규장


† 말씀
또 모든 열방들아 주를 찬양하며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하라 하였으며 또 이사야가 이르되 이새의 뿌리 곧 열방을 다스리기 위하여 일어나시는 이가 있으리니 열방이 그에게 소망을 두리라 하였느니라 - 로마서 15장 11절,12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 마태복음 25장 40절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 사도행전 1장 8절

† 기도
주님이 부르신 곳에 거하며 예배하기 원합니다.
주님의 마음을 알아 그 마음대로 행하는 오늘 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주님이 오늘도 여러분을 부르고 계십니다.
상황과 여건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시선을 주님께 돌려 그 부르심에 순종할 것을 결단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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