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5,003 | 2014-02-10

딸아, 너는 의인이 아니구나.

아이들을 재워놓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는데 낮에 읽었던 성경구절이 생각났다. 아브라함이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해 소돔 성에 의인 열 명이 있으면 그 땅을 멸하지 않으시겠느냐고 요청하는 장면이 나오는 창세기 18장 말씀이었다.

‘아버지, 저는 의인입니까?’

당돌하게 주님께 여쭤보았다. 그전부터 참 궁금했던 내용이었다. ‘딸아, 너는 의인이 아니구나.’ ‘헉.’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면서 괜히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간들이 생각나면서 주님께 의인이라는 인정도 못 받을 거면 왜 그렇게 살아왔나 싶었다. 그 동안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아버지, 그럼 의인 소리도 못 듣는 저는 뭡니까? 저는 아버지가 이 땅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입니까?’ ‘의인이 아니다’란 말을 들으면 ‘저는 죄인입니다’라며 바로 엎드려 기도하면 될 것을 의인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억울해서 아버지가 가장 사랑하는 딸임을 다시 확인 받고 싶어졌다.

‘딸아, 너의 열 손가락을 펴보아라. 그리고는 그 손가락을 모두 깨물어보아라.’ ‘깨물면 모두 아프지요. 아부지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부지의 열 손가락이라는 거네요. 누가 더 예쁘고 안 예쁜 게 아니고 모두 다 예쁘다는 거지유.’

‘딸아, 너희들 모두를 내가 가슴에 품고 낳았다. 누가 더 예쁘고 덜 예쁜 게 아니고 모두 다 예쁘구나. 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이다. 다만 너는 내가 너에게 주는 모든 사랑을 다 받아먹고 있구나. 그게 그들과 네가 다른 거야.’

‘아버지가 주는 사랑을 제가 다 받고 있다고요?’ ‘그럼. 넌 기도할 때마다 들리는 나의 음성에 순종하며 그대로 따르고 있지 않니. 그게 내가 너에게 주는 나의 사랑이다.’

‘그게 아버지의 사랑이었다고요? 저는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으로만 생각하고 하기 싫은 것도 어쩔 수 없이 순종한 게 더 많은데, 그게 아버지의 사랑이었다는 말씀이세요?’

‘그래, 딸아. 내가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에게 주는 나의 사랑이니라.’ ‘아이고, 그런 줄 알았다면 투정부리지 않고 그 사랑을 더 많이 받을 건데. 몰랐어요.’

의인이란 소리를 듣지 못해도 좋았다. 나만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행복했다.

아버지가 주는 사랑을 그렇게나 받아먹고 살았다니, 우리 아홉 명의 아이들이 아버지의 사랑이었다니, 남편과 나에게 신장이 하나씩 없는 것도 아버지의 사랑이었다니, 아침부터 밤까지 어려운 이들의 아픔을 돌아보며 봉사활동을 한 것도 아버지의 사랑이었다니….

가지고 있는 게 하나도 없어서 내일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것조차도 아버지의 사랑이었다고 말씀해주시는 아버지께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또 다른 게 궁금해졌다. ‘아부지, 그럼 누가 의인이에요?’ ‘의인은 자신이 의인인 줄도 모르고 이 죄인을 용서해주옵소서 기도하며 가장 낮은 곳에서 내 일을 묵묵히 행하는 이들이다.’

눈물 콧물을 흘려가며 그렇게 은혜를 받고 행복해하고서도 다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 아부지 그럼 옛날에 사랑이 입양할 때, 부산으로 신장 기증하러 갈 때, 우리 가족이 아부지가 하시는 일 묵묵히 감당하며 살게 내버려두지 왜 언론에 알리신 거예요? 우리 가족이 세상에 안 나오고 그 자리에서 저는 죄인입니다, 하면서 조용히 살았으면 의인 소리 듣는 거 아닌가요? 아부지, 내 말이 틀려요?’

KBS <인간극장>을 찍지 않고, MBC <사랑>을 찍지 않고,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분명 의인 소리를 들었을 거란 생각에 괜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딸아, 너희는 내가 원하는 천국 가정의 표본이다. 내 배로 아이를 낳지 않아도 오직 내 이름으로 가족을 이루며 형제자매가 되고 부모가 되는 가정, 그게 천국의 가정이다.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살면서 사랑으로 상처 난 곳에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가정, 모든 아픔과 어려움을 극복해내며 내 이름으로 하나가 되는 가정이 바로 너희 가정이구나. 내 일을 이루기 위해 너희는 세상에 나온 거야. 오직 천국의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부지. 앞으로는 의인이든 아니든, 누굴 더 사랑하는지 절대 안 물어볼게요. 오직 아부지가 주는 그 사랑으로 우리 가정을 이루어갈게요. 오직 아부지의 사랑으로만.’ ‘딸아, 고맙다. 이 땅에서 너의 행함으로 하늘나라의 상이 크니라.’ ‘아부지, 정말 고맙구먼유,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혀유.’ ‘딸아, 세상 무엇도 너를 대신할 수는 없다. 사랑한다, 나의 딸아.’ ‘하나님, 알러뷰.’

하나님 알러뷰윤정희 | 규장


† 말씀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 - 요한복음 10장 27절

주께서 명령하신 증거들은 의롭고 지극히 성실하니이다 내 대적들이 주의 말씀을 잊어버렸으므로 내 열정이 나를 삼켰나이다 주의 말씀이 심히 순수하므로 주의 종이 이를 사랑하나이다 - 시편 119장 138~140절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끝으로 주 예수 안에서 너희에게 구하고 권면하노니 너희가 마땅히 어떻게 행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배웠으니 곧 너희가 행하는 바라 더욱 많이 힘쓰라 - 데살로니가전서 4장 1절

† 기도
주님, 주의 말씀에 순종할 때 주의 사랑을 더욱 느낄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말씀에 반응하는 삶으로 매일 주님의 사랑을 느끼길 원합니다. 주님, 순종하는 마음을 주시고 말씀대로 행하게 하소서.

적용과 결단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얼마나 느끼고 계시나요? 말씀에 순종하며 행하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해보세요.
은혜를 받았다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