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8,467 | 2014-05-15

모던 워십인가, 모든 워십인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겠으나 음악사역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어가다 보니 사역 대상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물론 아직도 청소년과 청년 사역이 중심이긴 하니 사역 대상이 확대되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인 것 같지만, 3, 4년 전부터는 장년 사역의 비중이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주일 오전 사역은 대부분 청소년 예배이지만, 오후 사역은 거의 장년 예배이며 참여하는 성도들은 3, 40대보다 50대 이상이 월등히 많다. 가장 먼저 부딪힌 한계상황은 기존의 레퍼토리가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선곡하고 편곡해 둔 곡들은 장년 예배에서는 대부분 사용불가였다. 콘서트 형식의 선곡 또한 배제해야 했으며 가능하면 회중들과 함께 부르는 노래 위주로 송 리스트를 만들어야 했다. 나뿐만 아니라 각 교회마다 예배인도자들이 이런 세대 간의 단절감을 토로한다. 소위 ‘금요철야잔혹사’라 명명되는 그 오랜 갈등 말이다. 젊은 예배인도자는 새로 나온 유명 예배사역팀의 아름다운 노래를 소개하고 싶다. 반면 자리에 앉아 계신 장로님, 권사님들은 새 노래를 배우러 그 자리에 와 계신 것이 아니라 은혜 받으러 오신 것이다. 어르신들은 제발 찬송가 좀 많이 부르라고 닥달하고, 젊은 예배팀은 그런 간섭이 불편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다 얻게된 유익이 크다. 장년 성도들과의 소통을 위해 찬송가의 비중을 전체 레퍼토리의 80% 정도로 높이다보니 찬송가를 재해석하는 편곡 작업을 하며 우리 신앙의 가장 오래되고 고귀한 유산인 찬송가의 힘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새롭게 편곡된 찬송가에 오히려 젊은 세대가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다음 세대와의 접점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장년 예배는 음악 이상으로 메시지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설교나 간증의 양과 질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 애쓰는 이상으로 메시지 전달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는 말씀에 중심을 둔 예배 회복에의 일보접근에 다름 아니다.

 

하여,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모던 워십’이 아니라 ‘모든 워십’을 목표로 한다. 모든 세대, 모든 음악, 모든 장르, 모든 매체를 뛰어넘고 아우르는 그런 예배말이다. ‘모던(Modern)’이란 말에는 필연 소외계층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스마트폰이 제 몸처럼 익숙한 젊은이들은 모던하지만, 문자 메시지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은 노인은 모던하지 않다. 각종 멀티미디어와 하이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도시의 대형교회는 모던하지만, OHP나 신디사이저도 구경할 수 없는 시골의 개척교회는 모던하지 않다. 뉴욕과 로스엔젤레스와 서울의 교회는 모던하지만, 우간다와 캄보디아와 북한의 지하교회는 결코 모던하지 않다. CCM 을 의미하 는 Contemporary Christian Music에서 Contemporary는 ‘현대적인’의 의미보다 ‘동시대의’로 번역해야 옳다. 우리는 하나님을 주인으로 고백하고 예배하는 모든 성도를 Modern과 Old Fashioned로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성의 큰 울타리 안에 품어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예배는 현대화되는 것이 결코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예배는 메가 처치에서는 되는데 개척교회에서는 안 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예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 모든 것을 한 몸으로 묶어 그 모두를 보좌 앞으로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좀 다른 방향의 얘기긴 하지만, 결혼 전 내 꿈은 아내와 아이들과 나란히 함께 앉아 예배드리는 것이었다. 결혼 13년 차에 접어들었고,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그 꿈은 여전히 꿈일 뿐이다. 젖먹이 때 우리 아이들은 모자실에 격리되어 예배를 드렸고, 조금 자라니 바로 유치부로, 또 유년부로 떠나버려 함께 예배드릴 기회는 거의 없다. 근래 들어 한 달에 한번 정도 가족예배의 형태로 온 성도가 다 함께 예배드리는 교회들이 생겨나는데 반가운 일이다. 이런 예배들이 ‘모든 워십’의 첫걸음이자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다. 어른에게만, 혹은 아이에게만, 청소년에게만, 청년들에게만 맞출 수 없어 조금은 어색할지라도 그렇게 드려지는 예배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은 걸 드리고 배우게 될 것이다. 예배란 단절하고 편 가르고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아우르고 관통하고 잇고 엮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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