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8,367 | 2012-05-02

예배를 돕는 싱어의 역할

싱어로 섬긴 지 일 년이 채 안되었던 때인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아직 어렸고, 예배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순번이 돌아와서 예배를 섬기게 되는 날이면, 나름 긴장하고 떨리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고, 주님을 의지하며 단에 올라서 찬양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뭔가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살짝 보니, 바지 지퍼가 조금 열려 있었던 것입니다.(부끄부끄) 그 때부터 머릿속에서는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은 찬양을 계속 부르고 있었고, 얼굴로는 은혜충만 표정을 연출하고 있었지만 '언제 지퍼를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의 콘티를 쭉 기억해나가면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눈을 감고 있을 때는 언제일 것인가를 추측했고, 아니면 그냥 뒤를 확 돌아서 올려버릴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내 몸은 점점 뻣뻣하게 굳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주님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았고, 주님께 묻지도 않았는데, 주님이 제게 말을 걸어오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누가 본다고 그러니..."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예배 싱어를 섬기면서, 사람들이 나를 봐주길 바란다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자부했는데, 사실 저의 맘 속에는 모두가 나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100% 정직하게 돌아보았을 때, '혹시나 볼까봐'가 아닌 '나를 주목할거야'였던 제 부끄러운 태도가 빛 가운데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예배를 돕는 싱어의 역할은 자신이 아닌 '하나님이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나도 모르게 내가 드러나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주님을 드러내고 있는가, 내가 드러나려고 하는가?" 인도자나 싱어가 자신의 시선을 회중의 반응이나, 표정에 빼앗긴다면 사람들도 그런 인도자의 눈빛을 알아채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회중을 마주하고 있지만 모든 생각과 감정과 의지로 유일한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께 나의 시선을 고정한다면 사람들도 처음에는 인도자나 싱어를 보겠지만 결국에는 앞에 있는 사람이 보고 있는 대상(우리 주 하나님)을 같이 보게 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제가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회중으로 예배드릴 때,  남자싱어가 무진장 뛰는 것이었습니다. 매트 레드먼의 undignified(나의 왕 앞에서[춤추며 찬양해[공인가사])를 연상케 하는 그런 장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오버한다" 라고 생각하며 지켜봤는데, 점점 '그 예배자의 기쁨의 근원이 무엇인가'에 내 마음이 흔들렸고, 1분도 지나지 않아서 기쁨의 근원, 이유가 되시는 주님을 깊이 예배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함께 뛰고 춤추면서 말입니다.

싱어로서 하나님을 추구하는 예배의 모델이 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싱어는 인도자에 비해 더욱 자유롭게 어떻게 예배해야 할 지 보여줄 수 있는 위치이며,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예배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가르치는 자리입니다. 그럴려면 먼저,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누가 나를 보는 것에 대해 자유하십시오! 또한 나를 보게 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우리의 모든 관심은 하나님께만 있어야 하는 것. 그것이 예배입니다. 내가 주님만 바라본다면 사람들도 나를 보지 않고 내가 보고 있는 하나님을 보게 된다는 원리를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아 참 그 날 저는 예배 중반 부 서로 교제하는 시간에 뒤를 돌아서 지퍼를 올렸습니다. 정면에서 흠칫 놀라던 드러머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하나님만 드러나게 하는 예배자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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