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2,114 | 2014-11-04

44. 누가복음 : 사람의 아들로 오신 메시아

누가복음은 특히 사람의 아들로 오신 예수님의 인성을 강조하면서 기록합니다. 내용과 문장과 문체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책을 기록한 누가의 직업은 의사입니다. 골로새서 4장 14절 “사랑을 받는 의사 누가와 … 문안하느니라”를 통해 이를 알 수 있지요. 그는 신약 성경의 기록자 중에 유일하게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복음서를 기록했습니다.



상세한 기록

목사는 사람의 가장 선한 것을 보고, 법관은 사람의 가장 나쁜 것을 본다면, 의사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께서 의사로서의 누가를 사용하시어 복음서를 기록하게 하실 때는 대단히 신중하게,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기록하도록 하신 게 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3장 1,2절은 세례 요한의 사역에 대해 누가가 얼마나 정확하고 신중하게 기록했는지를 보여주지요. 세례 요한의 사역 시기의 역사적 상황을 여섯 가지나 제시하며 설명합니다.

첫째는 디베료가 로마의 황제 된 지 15년째입니다. 둘째는 본디오 빌라도가 유대 총독으로 있을 때, 셋째는 헤롯이 갈릴리의 분봉 왕으로 있을 때, 넷째는 그 동생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 왕으로 있을 때, 다섯째는 루사니아가 아빌레네의 분봉 왕으로 있을 때, 마지막으로 안나스와 가야바가 당시의 대제사장으로 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이 요한에게 임했다고 하면서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정확하게 기록된 것임을 증명합니다.

누가의 이런 상세한 기록은 하나님의 마음을 잘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일하시며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관심이 있으십니다. 하나님은 세례 요한을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으로 부르시고 일을 맡기십니다. 그의 주 사역은 오실 메시아의 길을 예비하는 것인데, 그가 사역할 때의 역사적인 상황은 절대로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그 일을 할 만한 어떤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황제가 보좌에 앉아서 자신이 신적 능력을 가진 자라고 공언하고, 무능하고 부도덕한 정치가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었습니다.

영적 지도자들은 정치인처럼 자신의 자리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뿐 하나님의 백성들의 영적 상태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사역하기 어렵다’, ‘사람들의 마음이 딱딱해서 복음에 관심이 없다’, ‘힘들다’라고 말할 만한 환경이었지요. 하나님은 그러한 구체적인 상황 속에 세례 요한을 보내신 것입니다.

오늘의 상황도, 하나님의 부르심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는 일이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은 누가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도전하고 격려하십니다. 세례 요한을 통해 일하신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통해 일하십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례 요한 같은 믿음과 순종이지요.

주께서 우리의 눈을 열어주셔서 역사와 지금 이 세상을 바로 보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러한 때 일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세례 요한 같은 믿음을 구해야 합니다.



이방인들을 위한 복음

누가복음은 70명의 사역을 특별히 언급합니다. 10장에 주께서 70명의 제자들을 파송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매우 독특합니다. 이 장면은 창세기 10장에 나오는 70족속을 연상하게 합니다. 이방인들까지 구원받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지요. 그래서 누가복음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이방인을 위한 복음’입니다.

누가복음은 날짜의 기록을 로마의 황제와 연대로 합니다. 마태복음과는 달리 구약의 예언의 성취로서의 예수님에 대해서는 가급적 인용을 피했습니다. 헬라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히브리어를 기록할 때는 반드시 헬라어로 명칭을 표기했지요.

예를 들어 ‘가나안인 시몬’은 ‘셀롯인 시몬’으로, ‘갈보리’는 히브리어 ‘골고다’ 대신에 헬라어인 ‘크라니온’으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두 단어의 뜻이 ‘해골의 장소’라는 걸 덧붙입니다.

예수님에 대해서도 ‘랍비’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한결같이 ‘선생’이라는 뜻의 헬라어를 사용하지요. 예수님의 족보도 유대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으로 시작하지 않고, 인류의 조상인 아담으로 시작하면서 예수님이 온 땅의 구주이심을 설명합니다.



기도하시는 예수님

누가복음의 또 다른 특징은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많이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임하시며,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셨습니다(3:21,22). 사역이 많아 바쁘실수록 더욱 기도하셨습니다(5:15,16). 열두 사도를 택해야 하는 중요한 결정을 하시기 전에는 산에서 밤새 기도하셨습니다(6:12,13).

예수께서 따로 기도하실 때 제자들에게 주께서 어떤 분인지와 또한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최초로 말씀하셨습니다(9:18-27). 예수님이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산에 올라가셔서 기도하실 때 용모가 변화되고 옷이 희어 광채가 났습니다(9:28-36). 예수께서 한 곳에서 기도하고 마치셨을 때 제자들도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기도를 배우기를 원했습니다. 기도의 모범을 가르쳐주셨는데 이것이 ‘주기도문’입니다(11:1-4).

또한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감람산에서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더라” 하신 것처럼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22:44).

22장 31,32절에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하신 말씀에서 베드로와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심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5장 15,16절은 예수님의 기도의 삶을 보여줍니다. “예수의 소문이 더욱 퍼지매 수많은 무리가 말씀도 듣고 자기 병도 고침을 받고자 하여 모여 오되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라고 되어 있지요. 누가는 예수님이 점점 유명해지시고 사역은 더욱 바빠졌지만 항상 시간을 내서 기도하신 모습을 강조합니다.

기도는 예수님의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도의 삶의 본을 보여주십니다. 밤에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친구의 비유(11장)와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를 통해서(18장)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말씀하십니다. 또한 “시험에 들지 않게 일어나 기도하라”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22:46).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신다고 하시며 구하는 기도를 강조하십니다(11:13).



보편적 복음

누가복음은 ‘여자의 복음’이라고도 합니다. 여자들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마리아, 엘리사벳, 안나, 나인성 과부, 시몬의 집에서 예수님의 발에 기름을 붓고 닦은 여인, 마리아와 마르다, 막달라 마리아 등 다른 복음서에 비해 여인들이 주를 섬기는 사역들을 많이 보여주면서 그들의 사역에 지위를 부여하십니다. 당시에 여인들을 비하하는 이방인들에게 여자에 대한 하나님나라의 가치 기준을 제시한 것이지요.

또 ‘찬양의 복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찬양의 구절이 다른 복음서들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마리아의 찬양(1:46-55), 세례 요한의 아버지 제사장 사가랴의 찬양(1:68-79), 천사의 찬양(2:14), 시므온의 찬양(2:29-32), 예루살렘 입성하실 때 무리들의 찬양(19:38) 등입니다.

누가복음은 ‘보편적 복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돌보아야 할 그룹들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장벽과 차별을 없애신 예수 그리스도가 만민을 위해 계신다는 것을 반복해서 말합니다.

하나님나라가 사마리아 사람들에게도 열려 있다는 것을 말씀하시고(9:51-56),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10:25-37), 나병환자 중에서도 감사함을 표시한 이방인을 설명하시고(17:11-19), 사렙다 과부와 나아만을 본보기로 삼으시며(4:25-27), 이방인인 백부장의 믿음을 칭찬하시고(7:2-10), 동서남북에서 와서 하나님나라의 잔치에 참석할 거라는 말씀을 통해서도 설명합니다(13:29).

또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표현합니다. 가난한 사람이 드리는 예물(2:24),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됨(7:22),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비유(16:19-31),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하신 말씀(6:20) 등 입니다.

이와 같이 누가복음은 가난하고 소외되고 약한 자와 여자, 그리고 이방인 등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복음인 것을 설명합니다. 특히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로서의 예수님의 모습을 자주 설명합니다. 눈물로 발 닦는 여인의 모습이나(7:36-50)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도중에 사마리아를 지나가시는 모습(9:51-56) 등이 바로 그런 예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북부의 갈릴리 지방에서 남부의 유대 땅으로 갈 때 가장 지름길인 사마리아 지방을 통과하지 않고 먼 길을 우회해서 지나갔습니다. 마찬가지로 남부 사람들도 북부로 갈 때 사마리아를 통하지 않고 외곽 길로 돌아갔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사마리아인들은 이방인들과 접촉했기 때문에 그들을 순수한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이방인으로 취급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사마리아를 통과하셨습니다. 그들을 절대로 소외시키지 않으셨지요.

15장의 탕자의 비유에서 둘째 아들인 탕자를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회복하는 장면을 기록합니다. 17장은 나병환자에 대해, 18장은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를, 19장은 세리장인 삭개오에 대해, 23장은 회개하는 강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께서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들 또한 하나님나라의 구원받는 자가 됨을 언급합니다.

이런 면에서 누가복음은 인종과 계급과 성性을 초월하고, 부자나 가난한 자 모두를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모으는 넓은 의미에서의 복음을 가장 잘 표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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