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피플 매거진 홈 > 문화/CCM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블랙'
강진구의 영화산책

 

 

고전은 반복된다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의 이야기는 단순한 위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의 고전(Classic)이 되었다. 고전이란 그저 인생에 의미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뜻에서만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시간과 문화를 초월해서 인간의 존재적 가치가 발현되는가 하면, 이야기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까닭으로 고전이라 말한다.


날 때부터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중복장애아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낸 선생님의 이야기가 제공하는 문화적 가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존재의 미학을 보여준다. 인간의 삶을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으로 보면서 예술가가 작품을 다듬듯이 아름답게 삶을 꾸려가는 일이 무엇인지를 드러낸다. 소외된 장애인이 좋은 선생님과 더불어 역경을 헤쳐나가며 꿈을 이루는 삶의 모습은 누구나 감동할 수밖에 없는 멋진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둘째, 세상에 영향을 주어 그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재생산되도록 한다는 점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의 이야기에 도전을 받고 이를 자신의 삶의 일부분으로 재현시키고 있다. 따라서 지금도 세상 곳곳에는 또 다른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님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삶은 다시 세상에 소개되고 영화화되어 사회와 역사 속에 문화로 재창조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 출신의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영화 <블랙> 역시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의 실화를 모티브로 삼아, 이야기를 반복하고 변형시켜 재구성한 작품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남자 선생님이 등장하고 장애인 주인공의 대학 졸업을 삶의 정점으로 선생님을 의지하며 살아왔던 주인공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늙은 선생님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의 반전 등으로,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감각과 언어로 포장했다.

 

 

사랑과 창조의 길, 직면(直面)
사하이(아미타브 밧찬) 선생님이 여덟 살의 중복장애아 미쉘(아예샤 카푸리)을 대하는 교육의 자세는 직면(直面)이다. 직면이란 직접 마주 대하고 경험하는 것을 뜻하지만 기독교적 가치를 부여하여 해석하자면 그 안에는 정직하고 솔직하며 있는 그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내재해 있다. 즉 제대로 볼 줄 아는 시각을 의미한다.


사하이 선생님이 앞을 못 보는 미쉘에게 가르친 첫 글자가 ABCDE가 아니라 ‘BLACK’인 것은 이같은 직면에 대한 영화 전체의 함축된 의미를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어둠의 세계 안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어둠을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극복하는 행동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직면은 창조적 수용인 셈이다. 자신을 어렵게 만드는 고난의 현실을 피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지만 외면하지 않고 이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구함이 옳다.  


성경에 나타난 직면의 가장 좋은 예는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신 모습이다(마 26:36-46).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날 밤, 예수님은 하나님을 향해 똑같은 기도를 두 번 하셨다.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42).


여기에는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직시와 솔직한 마음이 담겨있는 동시에 세상 구원을 향한 하나님의 뜻에 대한 순종의 면모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하나님 앞에서 솔직히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갈망하는 태도가 그리스도인의 직면이다.

 

 

최고의 교육방법, 직면
<블랙>이 인도영화임에도 인도문화의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가톨릭 가정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 아니라 직면과 관계된 기독교적 교육관이 드러나 있는 까닭이다.

 

아이의 몸에 방울을 달아 위치를 알리는 일이나, 아무 음식이나 손으로 집어먹으며 짐승같이 살아가는 인생을 운명으로 여기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우리는 이것을 하나님 형상을 가진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 말할 수 있다)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영화의 재미와 의미를 만들고 있다.

 

어둠 속에 갇힌 인생을 끄집어내어 빛의 세계 안에 자신을 들여보내는 일이 기독교 교육철학이며 이러한 추상적 개념이 <블랙>에서는 실제적이며 구체적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직면은 현실과 소통할 수 최적의 길이다. <블랙>에서 언어를 가르치기 위한 선생님의 피나는 노력은 결국 미쉘 자신의 밖에 있는 세상과 의사소통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물을 만지고 물에 빠지면서 그리고 선생님의 입에서 나온 발음의 진동을 손끝으로 느끼면서 워터(Water)란 단어를 알게 된다.

 

이것은 장애인을 위한 특수한 교육방법이 아니라 참다운 지식을 추구하는 모든 이를 위한 최고의 교육방법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을 아는 최고의 방법은 하나님을 경험하는 일이며, 내 삶을 직면하는 일이다. 그래도 이해할 수 없다면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문화/CCM 전체보기 [갓피플매거진] 2009-09-02 10:12:07
* 본 기사 내용이 도움이 되셨다면, 기사를 제공해준 [갓피플매거진]에 작은 정성을 모아주세요. ^-^ 컨텐츠후원하기란?
톱 기사로 추천해요 이 기사로 기도해요 은혜 받았어요 감동 받았어요 재미 있었어요

매거진_편집부의 //// 매거진_편집부의 기사전체보기>>
[뉴송워십 스토리]찬양사역자 유효림 2014-03-21 11:05:11
[Hot place] Cafe 허그인 2014-03-21 11:22:52
[Writer] 류모세, 열린다 성경 난해구절 2014-03-21 10:57:54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블랙'200909023083


(위 기사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갓피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갓피플 매거진 - 네티즌 추천기사
말씀&기도 추천테마 more>
뜨거운 기도
기도원 가요^^[3] 천기운
내가주인삼은[2] 송기성
소망과 희망의 메시지를[3] 최영찬
어떠한 환경에서도 주님[1] CALVIN KIM
하비형제님 헤븐리엔터 [1]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