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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돈수’와 ‘사랑하기 공부’
1203 갓피플 에세이 여운학

 

3월이 오면 먼저 삼일절이 생각나고, 이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함께 도산 안창호 선생이 떠오른다. 임시정부의 주역은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와 김구 주석이었다고 하겠으나, 미주와 중국, 러시아, 국내 등 세계 각지에서 흩어져 독자적으로 독립투쟁을 하던 기라성 같았던 수많은 애국지사들을 한데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기까지의 일등공신은 초대 사무총장을 맡았던 도산 안창호 선생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때 지하철 사랑의편지에 ‘도산의 정의돈수와 사랑하기 공부’에 대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어느 날 오후 늦도록 사무실에서 홀로 잔무처리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시오. 거기가 지하철 사랑의편지 본부맞나요” 하면서 어떤 노신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정중하게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만….”
“좋은 글을 이렇게 늘 새롭게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오늘은 도산 선생의 정의돈수 이야기를 써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정의돈수가…” 하면서 “본래 정의(情誼)란 서로 사귀어 친해진 정을 가리키고, 돈수(敦修)란 돈독히 닦고 연마한다는 뜻이지요”라고 말했다.


 사자성어(四字成語)의 올바른 해석을 알려주면서 ‘사랑하기 공부’라고 풀이한 것은 잘못이라고 점잖게 타이르듯 말해준 것이었다. 아마도 평생 한학을 공부한 분인 것 같았고, 요사이 젊은이들이 한문도 제대로 모르면서 제멋대로 옛 어른들의 말을 왜곡하여 설명하는 것을 바로잡아 주고 싶었던 것 같아 보였다.
“친절히 가르쳐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도산 선생이 직접 ‘정의돈수’란 ‘사랑하기 공부’를 뜻한다고 풀이해 주셨는걸요.”
그러자 노신사는 민망한 듯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춘원 이광수가 쓴 《도산 안창호》에 보면 도산은 흥사단원을 뽑을 때 한 사람 한 사람과 독대하면서 긴 시간 정중한 질의문답을 통해서 흥사단의 기본 정신을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대화를 이끌어간다. 춘원은 자신이 흥사단에 입문할 때 경험한 문답 내용을 제삼자의 것으로 바꾸어 자세히 기록하고 있는데, 나는 그중에 ‘정의돈수’의 뜻을 묻고 대답한 내용에서 특히 많은 감동을 받는다. 그 문답은 이렇게 시작한다.
· 정의란 무슨 뜻이오? “서로 사랑한다는 뜻이오.”
· 돈수란 무슨 뜻이오? “도탑게 닦는단 뜻이오.”
· 도탑게 닦는단 무슨 뜻이오? “서로 사랑하는 정신을 더욱 기른다는 뜻일까요”
· 그렇소. 우리 흥사단의 해석으로서는 ‘정의돈수’란 ‘사랑하기 공부’란 뜻이오.
· 사랑하기를 공부함으로 우리의 사랑이 더욱 도타와 질 수가 있을까요? “사랑하기를 날마다 힘을 쓰면 그것이 습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습(習)이 성(性)이 되면 그것이 덕(德)인가 합니다.”
· 우리 민족은 서로 사랑함이 도타운가요? “우리 민족은 서로 사랑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 무엇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시오? 무슨 증거로 우리 민족은 사랑이 박약하다고 말씀하시오? “갑자기 증거를 들라시면 어렵습니다마는, 우리 민족은 서로의 사랑이 박약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랑의 반대가 무엇인가요? “미움이오.” (중략)
· O군은 사랑하는 공부를 하여보신 일이 있나요? “사랑은 저절로 솟아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기를 공부한 일은 없습니다.”
· 샘이 절로 솟는데 우물은 왜 파나요? “더 많이 솟으라고요. 더 많이 고이라고요.”
· 아니 솟던 샘도 파면 솟는 일이 있지 아니한가요? “아니 솟던 샘도 파면 솟는 일이 많습니다. 조금 파면 아니 솟던 것이 깊이 파면 솟는 일도 있습니다.”
· 그것이 사랑 공부요. “이제 알았습니다. 사랑을 공부함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기를 수가 있겠습니다.”
· 사랑 공부는 어떻게 하면 좋겠소? 어떻게 하는 것이 사랑 공부가 되겠소? “예수께서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라 하셨으니, 누구나 다 사랑하기를 힘쓰는 것이 사랑 공부일 것 같습니다.”
· 천하 사람을 다 사랑한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 O군 한 몸이 이 자리에 있으면서 어떻게 먼 곳에 있어서 보이지 않고 만지지도 않는 사람을 다 사랑할 수가 있겠소? “그럼 내 민족부터 사랑하란 말입니까”
· 내 민족 2천만을 다 사랑하는 법은 무엇이오? “네, 깨달았습니다. 내가 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하는 뜻이오.” (하략)

 

도산은 조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일찍이 1899년에 고향에서 한국 사학의 효시인 점진학교를, 1907년엔 평양에 대성학교를, 1909년엔 국내 최초의 청년단체인 청년학우회를, 1913년엔 그 후신으로 미국에서 흥사단(興士團)을 창설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흥사단의 약법(約法)에 보면 그 목적을 “무실역행(務實力行)으로 생명을 삼는 충의남녀(忠義男女)를 단합하여 정의(情誼)를 돈수(敦修)하며, 덕체지 삼육(德體知三育)을 동맹수련(同盟修練)하여 건전한 인격을 지으며, 신성한 단체를 이루어 우리 민족 전도(前道) 번영의 기초를 수립함에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흥사단의 3대 훈련(인격훈련/단결훈련/공민훈련)과 4대 정신(무실/역행/충의/용감) 및 5대 공약(무실역행과 충의용감으로 자아를 혁신하자/어려움에 처한 동지를 돕자/복종과 희생으로 단을 살리자/청렴결백한 사회를 이룩하자)을 깊이 묵상할수록, 필시 도산은 로마서 12장을 묵상하면서 흥사단의 약법을 기안하였으리라는 확신이 온다.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룩하기 위하여 성도의 참살길을 제시한 데 비하여, 도산은 지속적인 훈련을 통하여 이 민족의 참살길을 닦아나가는 길만이 참이라는 신념으로 흥사단을 창설하였고, 이를 통해서 점진적인 훈련을 시키고자 하여 그 모범을 약법으로 정한 것임에 틀림없으리라. 도산이 인격훈련의 바탕으로 제시한 ‘정의돈수 곧 사랑하기 공부’란 ‘사랑하기를 지속적으로 생활화하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교육/청년캠퍼스 전체보기 [갓피플매거진] 2012-02-22 16: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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